가수 겸 배우 유이가 미모를 포기하고 슬픈 감정에 몰입한 마구잡이 연기로 시청자들을 울렸다. 예쁘게 보이기보다는 절망 그 자체를 표현하기 위해 진짜 눈물 연기를 보여준 유이의 연기 성장이 기특하고 또 기특하다.
유이는 현재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에서 사랑하는 딸을 놔두고 죽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하루 하루가 힘든 엄마 강혜수를 연기한다. 혜수는 뇌종양 투병 중. 딸은 물론이고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 한지훈(이서진 분)에게도 숨기고 있다. 딸을 위해, 그리고 전 남편이 진 빚을 갚기 위해 장기 공여까지 결심했던 그는 극한의 고통을 이겨내며 하루하루 남모를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유이가 연기하는 혜수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나약한 여자가 아니다. 지훈의 도움을 받긴 하지만 엄마로서 언제나 강인해야하고, 자신의 아픔을 숨기면서 인내하고 있다. 누구 하나 혜수의 마음을 모르는 상태. 유일한 친구만이 그의 시한부 인생을 알게 됐다. 눈물 마를 일이 없는 혜수는 예쁘게 울 정신조차 없다. 흔한 로맨스 드라마에 나오는 사랑에 흔들리는 여자의 아픔이 아니라 고단한 현실에서 맞서싸워야 하는 참다가 참다가 쏟아지는 오열이다.
그래서 유이는 예쁘게 울지 않는다. 꺼이꺼이 혼자 울어대거나, 아니면 눈물을 참으려다가 한맺힌 감정이 쏟아져 낑낑대는 소리가 나온다. 딸이 있어 마음껏 아플 수도, 누구에게 투정을 부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유이의 눈물은 늘 가슴이 미어지는 감정이 표출되는 순간이 된다. 유이는 이 드라마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엄마 연기에 도전했다.
동시에 아프기 짝이 없는 비련의 여주인공이기도 하다. 어떻게 해야 예쁘게 울 수 있는지 신경쓰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혜수의 절망을 쏟아낼 수 있을지 고심하는 게 느껴질 정도다. 유이의 눈물이 더 가슴 아픈 동시에, 예쁜 외모를 포기하고 울어대는 절절한 감정에 배우 유이의 성장을 발견하게 된다. 데뷔 후 꾸준히, 그리고 성실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유이. 안방극장은 이번 작품에서도 다시 한 번 성장하고 변화한 유이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결혼계약'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