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도 혀를 내두를 만한 행운의 사나이가 탄생했다.
그룹 위너 남태현은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에서 '잡초' 같은 행운으로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남태현은 '런닝맨' 게스트로 함께 하며 멤버들과 함께 기계와 대결을 펼쳤다. 첫 번째 대결은 로봇팔과의 대결. 로봇팔보다 먼저 풍선을 터뜨려야 승리하는 미션이었다.
언뜻 보면 쉬운 대결이었지만 로봇팔의 속도는 어마어마했다. 로봇팔은 단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도와 빠른 속도로 풍선을 터뜨려 나갔고 지석진, 혜리, 송지효가 연이어 패배의 쓴 맛을 봐야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태현이 대결장에 들어섰다. 남태현은 앞서 운동 신경을 자랑했던 바, 역시 처음부터 로봇팔을 압도하는 속도로 승리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로 남태현은 여유롭게 로봇팔을 이겼다. 아슬아슬한 정도가 아닌, 로봇팔이 풍선을 몇 개 남겨놓도록 만들며 남태현은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남태현의 '행운'은 뒤에 있을 끝말잇기를 생각한다면 새발의 피였다. 기계와의 끝말잇기 대결에서 남태현은 그야말로 '럭키 가이'였다.
제작진은 최종 미션으로 기계와의 끝말잇기를 준비했다. 멤버들 한 명 한 명 기계에 단어를 입력하면 끝말잇기 기계, 제이봇이 이를 받아치고 다시 공격하는 형식이었다.
남태현은 '우리'라는 단어를 '리넨'으로 받아친 제이봇의 공격에 당황, 하지만 본인이 지닌 찬스를 이용해 방향 전환을 시도했다. 이렇게 위기를 넘긴 남태현은 위기 탈출의 기쁨에도 잠시, 또 다시 위기에 처하게 됐다.
적은 내부에 있다고, 이번엔 송민호의 저격 찬스로 탈락 위기에 놓였다. 남태현이 풀어야 할 문제는 '셸'로 시작하는 단어였다. 도무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아나운서 찬스를 썼지만 끝말잇기의 진행을 맡은 김환 아나운서마저도 '셸'로 시작하는 단어를 생각해내지 못했다.
이렇게 탈락이 유력해진 가운데, 남태현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컴퓨터에 단어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그가 선택한 단어는 '셸리'. 단어를 입력한 후 엔터를 누르자 컴퓨터는 이를 인식해 리로 시작하는 다음 단어를 만들기 시작했다. '셸리'라는 단어가 존재했던 것.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입력한 단어였지만 영국 시인의 이름을 적어낸 남태현은 기쁨의 환호성을 질러 시선을 모았으며 이후 '훙'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앞두고도 아나운서 찬스를 사용해 위기에서 빠져나갔다.
'잡초' 같은 남태현의 모습은 단연 이날 '런닝맨'의 하이라이트. 이 정도의 행운이라면 이세돌마저 꺾은 알파고도 혀를 내두르지 않을까. / trio88@osen.co.kr
[사진] '런닝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