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효신이 1심과 항소심에서 한결같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박효신은 빚을 갚지 않기 위해서 재산을 감췄다는 혐의로 인해 벌금 200만 원 형을 선고받았다. 박효신이 처음부터 한결같이 무죄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2012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박효신은 2012년 6월 대법원으로부터 전속 계약 파기 등을 이유로 전 소속사에 대해 15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에 박효신은 같은 해 11월, 채무 변제를 목적으로 법원에 일반 회생 신청을 했지만, 법원에서 회생 절차를 종료했다. 당시 재판부는 박효신이 작성한 회생 계획안이 채권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회생 절차를 종료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하여 박효신은 모든 빚을 청산했다. 박효신은 2014년 3월 부산지방법원에 채무액을 전액 공탁하며 법적으로 깔끔하게 모든 채무를 갚았다. 그러나 사건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은 2014년 12월 박효신과 채무변제 소송을 벌였던 전 소속사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검찰에 강제집행면탈과 관련해 공소제기를 명령했다. 검찰은 명령에 따라서 형사소송을 제기했다.
이후에 박효신은 민사 법정에 이어 형사 법정에 서게 됐다. 박효신 변호인 측은 1심 첫 번째 공판에서 검찰 측의 재산은닉 주장에 대해 "사실관계는 맞지만, 강제집행 면탈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검찰과 박효신 측의 주장을 모두 검토한 1심 재판부는 박효신의 유죄를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선고 재판에서 박효신이 새 소속사로부터 받은 전속계약금을 타인 명의의 계좌로 받은 것만으로 강제집행을 피하고자 하는 뜻과 위험성이 있었다고 밝히며 박효신에게 유죄와 함께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의 구형보다 낮은 형량이 나온 것에 대해 박효신이 초범이고 피해자가 박효신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 그리고 박효신이 빚을 갚기 위해 공탁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박효신은 유죄를 받아드릴 수 없었고 항소했다. 그리고 항소심 첫 번째 재판에서 1심보다 더 구체적이고 정교한 근거를 들어 무죄를 주장했다. 박효신 측 변호인은 강제집행면탈이 되기 위해서는 이미 가지고 있는 재산을 은닉해야 하지만 박효신은 새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맺으면서 전속계약금을 받을 권리가 생겼기에 돈을 받을 권리를 기존에 가진 재산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박효신의 전 소속사가 박효신에게 직접 전속계약금을 지급한 것이 아니라 새 소속사 명의의 계좌에 돈을 넣어줬기 때문에 전 소속사가 빚을 받기 위해서는 박효신이 새 소속사에 가지고 있는 전속계약금을 받은 권리를 압류하고 받아내면 되기 때문에 강제집행면탈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외에는 앞선 1심에서 주장한 박효신이 초범이라는 점과 연예인으로서 빚을 갚을 능력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빚을 모두 갚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박효신은 소송 중인 지난해 4월 6일 ‘샤인 유어 라이트’ 음원을 발매했지만, 대중들 앞에 모습을 보이지는 않다. 그리고 박효신의 강제집행면탈 혐의를 결정할 항소심 선고기일은 오는 6월 1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pps2014@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