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시그널'과 같은 소재, 타임슬립을 사용한 영화 '시간이탈자'가 '시그널'의 인기를 등에 업게 될지, 아니면 독으로 작용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언뜻 '시그널'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시간이탈자'가 오는 13일,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는 것.
무엇보다 '시그널'처럼 '시간이탈자' 역시 과거의 남자와 현재의 남자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똑같다'는 지적이, 혹은 '시그널'처럼 재밌다는 평가로 엇갈릴 전망이다.
'시간이탈자'는 과거의 남자와 현재의 남자가 서로의 꿈으로 연결, 사랑하는 여인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을 다룬 작품이다. 이미 영화 '클래식'으로 두 개의 시간을 연결한 바 있는 곽재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시그널'이 무전기였다면 '시간이탈자'는 꿈을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로 사용하고 있다. 이것이 '시그널'과의 다른 점. 과거의 남자 조정석과 현재의 남자 이진욱은 각자의 꿈에서 서로가 보는 것을 훔쳐볼 수 있다는 설정이다.
덕분에 조정석은 이진욱의 눈을 통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 덕분에 범인이 나타날 곳을 미리 알아차리고 막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반대로 이진욱은 과거 사건들을 토대로 현재를 추측할 수 있다. 무엇이 달라졌는지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이다.
사실 무전기만 빠졌다 뿐이지, 이와 같은 설정은 '시그널'과 매우 흡사하다. 과거의 남자 조진웅은 이제훈의 무전을 통해 미래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고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제훈 역시 조진웅과의 무전을 통해 현재가 달라지는 걸 목격하기도 했다.
때문에 '시그널'의 인기가 '시간이탈자'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시그널'로, 특히 "완벽한 타임슬립 드라마"라는 평을 받았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시그널'로 타임슬립을 접한 대중이 똑같은 소재를 값을 지불하고 볼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탈자'가 '시그널'과 다른 점은 멜로에 더 방점이 찍혀있다는 점이다. 물론 '시그널'에도 조진웅과 김혜수의 멜로가 그려지긴 했으나 '시그널'의 주된 이야기는 장기미제사건의 해결이었다.
'시간이탈자'는 멜로라는 주제가 매우 뚜렷하다. 사랑하는 여자가 살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사투를 벌이는 한 남자의 모습, 꿈 속의 여자와 놀랍도록 똑같이 생긴 여자를 만난 현재의 남자의 모습은 멜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곽재용 감독이 연출했다는 점도 멜로를 떼어놓을 수 없는 지점이다. 곽재용 감독은 멜로에 장기를 보여왔다. '클래식'이 그랬고 '엽기적인 그녀' 역시 로맨틱 코미디였지만 한 획을 그었을 만큼의 사랑 이야기를 그려내 보였다.
덕분에 '시간이탈자'가 스크린 버전 '시그널'이 될 수 있을거란 전망도 존재한다. 약 2시간으로 압축된, 무엇보다 멜로가 강화된 스크린 버전 '시그널'을 맛볼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이 실제 성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