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된 임수정을 기다리셨나요[시간이탈자 개봉③]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6.04.12 07: 55

여성스러운 임수정을 기다리셨다면 '시간이탈자'의 개봉이 반가운 소식이 될 듯 싶다. 
배우 임수정은 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시간이탈자'에서 그간의 모습과는 다른, 지극히 여성스러운 모습으로 스크린에 나섰다. 
'시간이탈자'는 꿈을 통해 연결된 과거와 현재의 남자가 사랑하는 한 여자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을 담은 작품. 임수정은 극 중 과거의 여자 윤정과 현재의 여자 소은, 1인 2역을 맡았다.

그동안 임수정은 강한 여성 캐릭터를 줄곧 맡아온 것이 사실이다. 전작이었던 '은밀한 유혹'에서는 몸을 날리는 액션까지 마다하지 않았으며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는 잔소리를 달고 사는, 거친 말도 서슴지 않는, 사랑스러운 잔소리 대마왕 유부녀로 분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엔 '진짜 여자'로 돌아왔다. 특히나 과거의 여자인 윤정은 여성스러움의 극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고등학교 과학 선생님인 윤정은 같은 학교의 동료이자 약혼남 지환과 결혼을 앞둔 채 행복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인물. 걱정, 근심거리 하나 없이 지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고 있는 여성이다. 
지환이 주는 사랑만큼 윤정 역시 지환에게 무한한 사랑과 믿음을 표한다. 지환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한 살가운 애교는 물론이거니와 지환을 향해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수줍은 모습까지, 여성스러움의 결정체 윤정을 임수정은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다만, 윤정이라는 캐릭터가 지환, 그리고 현재의 남자 건우(이진욱 분)를 움직이게 만드는 인물이다보니 도구적인 역할로 사용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쉬운 점이다. 임수정은 남성 캐릭터들과 함께 있어도 묻히지 않고 돋보일 수 있는 여성 캐릭터를 맡아온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시간이탈자'만큼은 그저 두 남자의 사건 해결 원동력이 될 뿐이다. 윤정 그리고 현재의 여자 소은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장면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임수정은 "시나리오가 재밌는데 안 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도구적으로 사용됐으나, 영화 전체의 내용이 재밌었으니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는 말이었다. 
영화 전체적으로 재밌었다는 것과 함께, 관객들로서는 '진짜 여자'가 된 임수정의 모습을 볼 수 있으니 그 누가 임수정의 선택을 뭐라할 수 있을까. / trio88@osen.co.kr
[사진] '시간이탈자'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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