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안녕하세요', 예능판 '사랑과 전쟁'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6.04.12 06: 57

'안녕' 역대급 남편들의 등장이다. 한 명은 일중독으로 4년간 아내를 방치했고, 한 명은 잠 때문에 8년간 아내를 고생시켰다. 청소년 관람가 예능판 '사랑과 전쟁'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남편 때문에 고민하는 아내들의 사연이 이어졌다. 사연의 주인공들은 일벌레 남편 때문에 4년간 외롭게 독수공방하고 있는 젊은 아내와 잠 많은 남편 때문에 피로가 두 배로 쌓이는 아내였다.
첫 번째 사연의 주인공인 일벌레 남편은 10년 후 건물 소유주가 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일에 몰두했다. 아내가 쓰러지지 않는 이상 전화도 받지 않고, 집안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을 정도로 오로지 일만 생각하고 있었다. 덕분에 아내는 결혼 후 4년간 데이트 한 번 하지 못하고 외로운 생활을 해야 했다.

더 문제는 남편이 아내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는 것. 아내는 결혼 후 4년이 지난 만큼 아이도 원했지만, 남편은 건물을 산 후 10년 후에 아이를 갖고 싶다고 주장했다. 나중을 위해 현재 아내의 외로움은 잠시 외면하는 남편이었다. 아무리 아내가 외롭다고 이야기를 하고, 아이에 대해 말했지만 전혀 대화가 되지 않았다. 특히 부부에게 아이 문제는 매우 중요한데 서로 의견이 전혀 맞지 않다 안타까움을 더했다.
두 번째 사연의 주인공은 한 번 잠들면 좀처럼 혼자 일어나지 못하는 남편이 고민이었다. 깨우지 않으면 절대 일어나지 못하고 늦게 일어날 경우 회사도 결근하기 일쑤이기 때문. 아내 역시 일하는 상황에서 8년째 이어져온 잠 중독 남편의 행동은 아내를 지치게 만들었다. 결국 이혼 이야기까지 꺼냈다는 것.
그럼에도 이 부부는 대화의 여지가 있었다. 아내는 남편의 잠 때문에 힘들어했지만 남편의 미소 한 번으로 마음이 풀렸다. 남편은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로 만성피로, 잠에 의지하고 있지만 이번 방송을 계기로 힘들어하는 아내에 대해 알게 됐다. 개선의 여지는 충분했다.
'안녕하세요'를 뜨겁게 만든 두 사연은 비슷한듯 하면서도 달랐다. 일과 잠에 빠진 남편들과 곁에서 힘들어하는 아내, 마치 '사랑과 전쟁'을 보는 것처럼 치열한 자기주장이 오갔는데 모두 가족과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이야기였다. 예능에서 웃음과 함께 고민을 나눴지만 많은 방청객과 시청자들, MC들이 고민 상담이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오길 기대해본다. /seon@osen.co.kr
[사진]KBS 2TV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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