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동시 출격한 3사 월화드라마 중에서 최약체였다. ‘육룡이 나르샤’의 바통을 이어받은 ‘대박’은 어느 정도 시청률이 보장돼 있는 사극이었고, ‘몬스터’는 자극적인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유인할 요소가 충분했다. 때문에 두 작품 중 하나가 왕좌에 오를 것을 예상했던 것이 사실. 실제로도 초반에는 ‘대박’이 선두를 달리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박신양의 통쾌한 활약처럼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역전극이 펼쳐지고 있다.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극본 이향희, 연출 이정섭)의 역전은 지난 5일 방송된 4회분부터였다. 당시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11.3%(이하 동일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달성했던 바. 일시적인 현상은 아니었다. 지난 11일 방송된 5회분이 12.5%를 달성하면서 1위 굳히기에 나선 것.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선전에는 통쾌한 스토리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이 작품은 잘나가던 검사 조들호(박신양 분)가 을들을 위한 동네 변호사로 거듭나는 이야기. 그는 검찰의 비리를 고발했다가 누명을 쓰고 뇌물수수죄로 노숙자로 전락했던 바. 이후 강일구(최재한 분)의 죽음으로 각성하고 변호인 자격으로 법정에 서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변지식(김기천 분)의 누명을 풀어줬고 단골 가게인 할매 감자탕집을 지키기 위해서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성공만을 좇던 조들호가 약한 자들을 위해 정의로운 변호를 시작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적중했다.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억울한 사연들에 함께 분노하던 시청자들은 마치 자신의 입장에 선 듯 변호하는 조들호의 활약에 열광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극에 대한 몰입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
여기에 하나의 사연만 다룬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사연이 등장하기 때문에 스토리를 끈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아무래도 법정 드라마라 거의 매회 통쾌한 역전으로 ‘사이다’ 전개가 가능한 것. 속도감 있는 전개는 최근 시청자들의 선호도 적중한 셈이다.
스토리를 살리는 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국민 연기선생님’이 된 박신양의 연기는 그 자체로도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는 인물일수록 그가 왜 그렇게 변화를 맞았는지 또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시청자들을 이해시켜야 하는 것이 필수. 박신양의 연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캐릭터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며 시청자들을 60분 동안 ‘동네변호사 조들호’ 앞에 잡아두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계속해서 월화드라마 왕좌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 besodam@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