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던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오는 14일 우리 곁을 떠난다. 시청률 30%를 넘기고 대화 주제가 온통 ‘태양의 후예’라는 농담이 절대 과하지 않을 정도의 인기. 우리는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의 사랑과 세계 평화 수호에 열광했다. 무엇보다 로맨틱 코미디 대가 김은숙 작가가 만들고 배우들이 흡인력 있게 소화한 명대사들은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두고 두고 회자될 전망이다.
# 그 어려운(힘든) 걸 해냅니다. 제가
이 드라마에서 자주 나왔던 대사. 김은숙 작가는 강렬한 대사를 여러 번 사용하며 저절로 유행어를 만드는 재주가 있다. 1회에서 북한군 안정준(지승현 분)과 칼싸움을 하다가 다친 시진. 이 상처를 본 강모연(송혜교 분)은 경위를 묻고 시진은 농담을 곁들어 삽질하다가 다쳤다고 했다. 삽질하다가 다칠 확률이 얼마나 될 것 같으냐며, “그 힘든 걸 해냅니다. 제가”라고 말하는 시진. 이 대사는 시진이 목숨 걸며 나라를 지킬 때마다 다른 사람을 안심시키기 위해 나오는 말이었다. 지진 구호 현장에서 모연에게 여러 번 고백했다가 차인 일화를 이야기 할 때도 이 말이 튀어나왔다.
# 그럼 살려요
아랍 연맹 의장의 목숨이 위태롭자 시진은 모연에게 묻는다. 외지인이 의장 몸에 손을 댈 수 없다는 경호원의 윽박과 외교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다며 죽더라도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상사의 명령. 시진은 목숨을 살릴 수 있다는 모연의 말을 듣고 경호원에게 총구를 겨눈다. “그럼 살려요”라는 말 한 마디를 내뱉으며 의장 경호원들과 대치하는 장면. 3회 마지막 장면이었던 이 대사는 시진이 모연을 믿고 명령을 불복종하면서까지 명예로운 군인이 되고자 했던 신념이 드러나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했다.
# 와인키스, 방법이 없진 않죠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명령 불복종을 한 시진. 4회에서 모연은 자신 때문에 시진이 명령을 어겼다고 생각해 박중령(김병철 분)을 찾아가고, 두 사람은 가치관의 충돌 속 또 다툰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식당에서 마주한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다가 키스를 했다. 파병 군인이라 술을 못 마신다는 시진. 시진이 술이 마시고 싶어서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본다고 생각해 “되게 마시고 싶나봐요?”라고 물었다. 그 순간 시진은 “방법이 없지 않죠”를 말하며 모연에게 돌진, 기습 키스를 했다.
#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5회에서 시진은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고, 이를 뒤늦게 알게 된 모연은 속상한 마음에 시진을 몰아붙였다. 두 사람은 와인 키스 후 어색했던 상황. 모연은 시진이 목숨을 내던지는 일을 한다는 것에 사랑을 주저했고, 시진은 모연을 기다렸다. 허나 시진이 자신의 곁을 떠난다는 사실에 모연이 화를 내게 됐다. 시진은 “하나만 물어봅시다. 마지막일 지 몰라서..그때 허락 없이 키스한 것...”이라고 말을 꺼냈고, 모연은 또 다시 이야기를 막으며 “내가 꺼낼 때까지...”라고 말했다. 시진은 “뭘 할까요?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라고 또 다시 돌직구 고백을 했다.
# 최선을 다해 으슥할까요?
8회에서 지진 구호 중 생명을 떠나보낸 모연. 울음이 그쳐지지 않고, 시진은 조용히 기다린다. 모연은 “어디 으슥한데 없어요?”라고 눈물을 피하기 위해 물었고, 시진은 “보통 남자가 하는 멘트인데...그럼 최선을 다해 으슥해볼까요?”라고 농담을 건넸다. 위기일발 속에서도, 가슴이 미어지는 아픈 순간에도 농담을 하며 모연과 주변 사람들을 다독이는 남자 시진의 또 다른 위로였다. 조국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에 열심히 뛰어다는 남자, 심지어 잘생기고 재치까지 있는 시진에게 빠지지 않을 수가 없는 순간이었다.
# 난 강선생이랑 멜로하고 싶은데 블록버스터네요
지진을 이겨내고 나니 이번엔 지뢰밭이다. 멀쩡히 차 타고 가다가 지뢰밭에 놓이게 된 시진과 모연. 시진은 또 다시 모연을 구했다. 모연은 투덜거리며 “몇 번째야 대체. 만날 죽을 뻔 해 나는...”라고 이 드라마에서 매회 죽을 뻔하는 시진과 모연의 상황을 전했다. 시진은 “난 강선생이랑 멜로하고 싶은데 블록버스터네요”라고 농담을 했다. 이 대사는 위험한 직업을 가진 남자 시진과 사랑하며 목숨을 거는 일이 많은 모연의 상황을 잘 전달하는 대사이자 유쾌한 시진의 농담이었다. 이후에도 모연은 납치되고, 시진은 총상으로 심정지까지 가는 위기들이 쏟아졌다.
# 하트샷입니다. 조준 목표가 너무 예쁩니다
시진은 모연을 향해 “되게 예쁘다”, “예쁜 걸 닮았다” 등의 애정 표현을 쏟아내는 남자. 9회에서 시진은 모연이 세수를 하는 모습을 멀리서 조준경으로 지켜본다. 흐뭇한 미소를 짓는 시진. 이 모습을 본 서대영(진구 분)은 “조준 목표가 헤드샷입니까?”라고 놀려댔고, 시진은 “하트샷입니다. 조준 목표가 너무 예쁩니다”를 말해놓고 당황했다. 대영의 눈치를 살펴보는 시진. 대영은 “중대원들 총기 점호 이상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시진은 “제 총기는 이상 없습니다”라고 말을 돌렸다. 대영은 “총기는 이상 없는데 사수가 이상 있어 보입니다”라고 놀렸다. / jmpyo@osen.co.kr
[사진] KBS 제공, '태양의 후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