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영화, 드라마, 예능에서 복고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빚어진 팍팍한 현실 때문에 좋았던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반영된 것이다. 지난해 초 방송된 MBC 예능 ‘무한도전’에서 90년대를 주름잡았던 가수들이 꾸민 ‘토토가’ 무대는 과거에 대한 그리움을 다시금 실감케 했다.
시청자에 의한, 시청자를 위한 방송인 ‘무한도전’이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다시 한 번 ‘토토가’를 준비하고 있다. 시즌2는 1세대 아이돌의 중심이었던 그룹 젝스키스가 주인공으로서 대중 앞에 선다.
젝키가 지난 2000년 4월 공식 해체를 선언했는데 16년 만에 돌아오는 것이다. ‘무한도전’ 측은 게릴라 콘서트의 형식을 빌려 어느 날 갑자기 공지를 띄워 깜짝 무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젝키와 더불어 혹여나 1세대 아이돌로 꼽히는 핑클, HOT, SES 등도 함께 무대에 서게 되진 않을지 기대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 제작진은 사실 이달 15일 젝스키스의 데뷔 20주년에 맞춰 ‘토토가2’를 기획·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정이 사전 유출되는 바람에 게릴라 콘서트의 취지를 살릴 수 없게 되자 지난 7일 예정돼 있었던 공연을 취소했다. 데뷔를 기념하는 컴백 콘서트를 만들 수는 없게 됐지만 어찌됐건 오랜만에 젝스키스의 완전체를 볼 수 있게 됐다.
‘무한도전’을 통해 다시 한 번 만나게 될 1997년이 반갑기만 하다. tvN 인기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그렸던 것처럼 젝키는 HOT와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아이돌 그룹이었다. ‘학원별곡’으로 97년 데뷔한 젝키는 가요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을 만큼 존재감이 컸다.
각종 청소년 잡지와 TV 출연으로 10대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각종 댄스곡을 동시다발적으로 히트시키면서 가요계를 누볐다. 그렇기 때문에 인기 예능 ‘무한도전’을 통해 컴백한다는 사실이 핵폭풍급 이슈로 다가온 것이다.
‘무한도전’이 엉뚱하고 기발하지만, 감동이 서려있는 프로그램만의 콘셉트를 살려 젝스키스의 컴백무대를 꾸며낼 것으로 보인다. 80년대 태어나 현재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에 접어든 사람들에게 그 시절의 추억에 잠겨 이런저런 기억을 떠올릴 시간을 마련해 줄 전망이다.
‘무도’라는 타임머신을 통해 1세대 아이돌, 삐삐, 나팔바지 등이 유행했던 1997년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purplish@osen.co.kr
[사진]젝키 앨범 재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