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아무리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유권자로서의 한 표를 행사하고 투표나 정치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될 터. '정치'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시대, 떠나가는 흥미를 붙잡아 줄 수 있을 법한 영화 다섯 편을 소개한다.
'킹 메이커'(2011)
감독: 조지 클루니
출연: 라이언 고슬링, 조지 클루니,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내용: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주지사 마이크 모리스(조지 클루니 분)는 선거 캠프의 홍보관 스티븐(라이언 고슬링 분)과 선거 캠프 본부장 폴 자라(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분)의 전략과 헌신 덕분에 지지율이 올라간다. 특히 젊고 유능한 스티븐은 탁월한 전략가 기질을 발휘, '킹메이커'로 급부상하게 된다. 그런 그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경선 2위를 달리고 있는 마이크 모리스의 경쟁자 테드 폴먼의 선거본부 수장 톰 더피(폴 지아매티 분)가 만남을 제의한 것. 그는 톰 더피의 영입 제안을 거절했지만, 그와 만남을 가진 사실을 폴 자라에게 들켜 해고당하고 만다. 그런 스티븐을 더 곤란하게 하는 일이 터진다. 같은 선거캠프에서 만나 깊은 관
계를 맺게 된 인턴 몰리(에반 레이첼 우드 분)가 사실은 마이크 모리스의 내연녀로 그의 아이까지 임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스티븐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왝더독'(1997)
감독: 배리 레빈슨
출연: 더스틴 호프먼, 로버트 드 니로, 앤 헤이시
내용: 정치 영화의 교과서 쯤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영화다. 내용은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 벌어진 걸프전쟁이 사실은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연출된 것이라는, 음모론에 뿌리를 뒀다. 현직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소녀를 성추행하고, 이 같은 스캔들로 인해 재선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상황에 처한다. 백악관의 참모진
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 컨설턴트인 콘래드 브린(로버트 드니로)을 부르고, 브린은 미국인들에게 생소한 알바니아를 적대국으로 포장해 가상의 전쟁을 기획한다. 거기에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모스(더스킨 호프만 분)의 기술까지 더해지니 국민들의 관심은 대통령의 추문에서 전쟁으로 쏠리게 된다.
'프라이머리 컬러스'(1999)
감독: 마이크 니콜스
출연: 존 트라볼타, 엠마 톰슨, 애드리언 레스터
내용;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1992년 민주당 경선 당시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실제 인물인 빌 클린턴과 힐러리 클린턴을 꼭 닮은 존 트라볼타, 엠마 톰슨의 모습이 흥미롭다. 영화는 주지사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잭 스탠턴(존 트라볼타 분)의 참모진 중 한 명인 헨리 버튼(애드리언 레스터 분)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기대와 달리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가득한 잭 스캔턴을 본 헨리는 선거의 과정 역시 상대 후보와 네거티브전이 오가는 혼란스러운 것임을 알게 배워간다. 성추문과 무죄 입증 등 어지러운 사건들이 반복되고, 결국 헨리는 정치판을 떠나게 된다. 서로 물고 뜯는 정치판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스윙보트'(2008)
감독: 조슈아 마이클 스턴
출연: 케빈 코스트너, 매들린 캐롤
내용: '유권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코미디 영화다. 미국 뉴멕시코주 작은 도시 텍시코에 사는 건들건들한 한량 버드 존슨(케빈 코스트너 분)은 똑똑한 딸 몰리(매들린 캐롤 분) 덕분에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 그러던 중 선거시스템의 착오가 일어나고, 선거법에 따라 버드에게만 10일 안에 재투표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게 된다. 이후 버드의 한 표가 차기대통령의 주인공을 가리는 매우 중요한 한 표가 된다. 뉴멕시코의 표가 미국 대통령을 결정하고, 뉴멕시코의 표를 버드의 한 표가 결정하게 된 것이다. 버드는 전세계 유명 인사가 되고 양당 후보들은 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그만을 위한 선거운동을 펼친다. 여기서 '스윙 보트(Swing Vote)'란 흔들리는 표심을 의미한다.
'맨 오브 더 이어'(2006)
감독: 베리 레빈슨
출연: 로빈 윌리엄스, 크리스토퍼 월켄
내용: 故로빈 윌리엄스의 정치 풍자 코미디다. 유명한 정치 코미디언 톰 돕스(로빈 윌리엄스 분)가 무소속으로 대통령 후보에 출마하고, 새로운 전자투표 시스템의 오류로 인해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만다. 여기에 전자투표 시스템의 오류를 지적하는 직원 엘로너 그린(로나 리니 분)와 그런 그를 살해하려는 전자투표 시스템 개발 회사간의 쫓고 쫓기는 추적 스릴러가 더해지며 영화는 다채로운 색깔은 띤다. "정치인들은 기저귀 같은 존재입니다. 자주 바꿔줘야 한다는 점에서 말이죠"와 같은 톰 롭스의 명언이 '사이다' 노릇을 톡톡히 한다는 평. /eujenej@osen.co.kr
[사진] '킹 메이커' 포스터, 스틸 컷, '왝 더 독', '프라이머리 컬러스', '스윙보트', '맨 오브 더 이어'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