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영화팀] 임수정, 한효주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두 여배우가 오늘(13일) 나란히 극장가에 등판한다. 2012년에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임수정, 이듬해인 2013년 '감시자들
'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한효주는 청초하고 분위기 있는 외모와 부족할 것 없는 연기력으로 충무로 '톱'을 차지하고 있는 '여신'들이다.
개봉을 앞둔 두 배우의 주연작들은 각기 장르는 다르지만, ('시간이탈자'는 스릴러, '해어화'는 시대극, 드라마) 주인공들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주요 사건이 전개된다. 로맨스 영화가 성공하기 어려운 시대, 로맨스를 양념으로 독특한 소재를 요리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 두 작품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눈에 띄는 경쟁자라고는 약 일주일 후 개봉하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뿐이다. '시간이탈자'(곽재용 감독)와 '해어화'(박흥식 감독) 중 어떤 영화가 벚꽃놀이에 마음을 빼앗긴 국내 관객들의 발길을 다시 끌어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
▲ '시간이탈자', 여자 임수정을 기대해
'시간이탈자'는 꿈을 통해 연결된 과거와 현재의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을 다룬 영화로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등을 연출하며 '로맨스'에 특화된 재능을 보였던 곽재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다시금 스크린을 찾은 임수정은 극 중 과거와 현재의 여자, 윤정과 소은이라는 1인 2역에 도전했다. 윤정과 소은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어딘가 다르고, 다른 듯 하지만 어딘가 닮아있는 인물. 때문에 힘들었을 1인 2역 연기였지만 임수정은 조금의 차이를 주면서 확연히 다르지는 않은, 윤정과 소은을 만들어내며 극에 몰입도를 높였다.
1인 2역도 1인 2역이지만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임수정이 '여성스러움의 결정체'로 다시 스크린에 돌아왔다는 점이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으로 여성스러움을 뽐낸 바 있는 그이지만 최근의 행보를 살펴보면 임수정은 다소 캐릭터가 강한 인물들을 맡아온 것이 사실.
그러나 이번 작품만큼은 마음 놓고 '여자'가 된 임수정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나 과거의 남자 지환(조정석 분)이 사랑하는 윤정으로 분했을 때의 임수정은 흔히 말하는 '남성들의 로망'이 모두 결집돼 있는 모습으로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녹음기를 달라며 앙탈을 부리는 모습하며 조근조근 사랑을 속삭이는 모습은 여자 임수정을 기다렸던 이들에겐 반가운 모습이 될 것이다.
▲ '해어화', 한효주의 '흑화'를 기대한다면
'해어화'는 조선 최고의 기생 훈련소 대성권번의 수장 산월(장영남 분)의 딸 소율(한효주 분)의 시점으로 그려지는 비극적인 성장 드라마다. 소율과 연희(천우희 분)는 어린시절부터 함께 기생이 되는 훈련을 받아 온 절친한 친구들이다. 소율에게는 오랫동안 정인으로 사랑을 가꿔 온 남자친구가 있는데 최치림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명 작곡가 윤우(유연석 분)다.
소율은 정가를 부르는 예인이 되기를 원하지만, 사랑하는 윤우가 억압받는 조선 민중을 위해 '조선의 마음'이라는 노래를 만든다고하자, 그 노래를 부르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윤우는 노래를 부를 가수로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를 지닌 연희를 택하고, 소율은 그런 친구와 연인을 응원하면서도 불안함과 질투에 휩싸여 흔들리기 시작한다.
'해어화'는 한효주의 연기 스펙트럼을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예쁘고 천진난만한 소녀에서 사랑을 잃을까 불안해 하는 가련한 여인으로,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하려고 하는 악녀로 계속해서 변해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작정하고 실력발휘를 한 느낌. 천우희, 유연석까지 세 사람의 안정적인 연기력이 관객들의 몰입을 돕는다.
내용 외에도 이 영화의 매력이 있다면, 고증보다는 1940년대식 예술적인 분위기에 초점을 맞춘 예쁜 배경과 소품, 의상 그리고 듣기 좋은 음악들이다. 특히 한효주가 부른 정가 스타일의 주제곡 '사랑, 거짓말'이라는 곡은 특별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 깊은 여운을 남긴다. /trio88@osen.co.kr, eujenej@osen.co.kr
[사진] '시간이탈자', '해어화'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