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훈과 하석진의 이름 앞에는 ‘주말드라마 황태자’라는 수식이 따른다. 시청자 연령이 높은 편인 주말드라마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치며 어머니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택시’에서 보여준 매력은 전 연령의 여심을 훔치기 충분했다.
김지훈과 하석진은 지난 12일 방송된 tvN ‘현장토크쇼 택시’(이하 택시) 아부다비 특집에 출연, 훈훈한 외모와 재미있는 입담을 과시했다. MC 이영자·오만석과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기 전 공개된 셀프카메라에서는 이들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지훈은 아부다비까지 챙겨온 짱구 팬티를 자랑하며 엉뚱한 면모를 보였고, 하석진은 컵라면 ‘먹방’을 펼치는 털털함을 뽐냈다.
81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제대로 친해진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등장부터 커플룩 분위기의 의상을 입고 나오며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였다. 이들의 ‘브로맨스’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서로에게 “잘생겼다” “머리가 좋은 것으로 예전부터 유명했다”며 칭찬을 늘어놓는가 하면, 혼자 사는 남자끼리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MC들 역시 “오래 전부터 알던 사이 같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들의 찰떡 궁합도 눈길을 끌었지만, 각자 보여준 진솔한 매력 역시 빛났다. 김지훈은 “TV를 틀면 어리고 잘생기고 연기도 잘 하는 후배들이 많다”며 위기의식을 내비치다가도 “저는 고등학생 역할도 잘 할 수 있다”며 넘치는 의욕을 드러냈다. MBC ‘왔다 장보리’ 이후 2년 동안 일을 쉬고 있다면서 “제가 상대 배우를 고르느라 그랬던 것으로 하자”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선사했다.
하석진은 ‘뇌섹남’ 이미지에 대한 감사와 우려를 동시에 표했다.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연기자로서 먼저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이었다. 가끔은 이 같은 이미지가 짐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 놓기도. 각각 걸그룹과 맥주의 ‘덕후’라는 점도 이들을 달리 보이게 했다. 하석진은 캔의 모양만 보고도 어느 나라의 맥주인지를 알아 맞혔고, 김지훈은 걸그룹 멤버의 사진을 보고 이름을 맞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처럼 다양한 매력이 있음에도, 김지훈과 하석진은 최근에야 각종 예능에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탓에 예능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MBC ‘나 혼자 산다’에 단발성으로 출연하고도 매력을 인정 받아 활동 영역을 넓힌 케이스다. 귀공자 이미지에서 친근한 옆집 오빠의 모습으로 대중을 찾아가고 있는 김지훈과 하석진은 이날 ‘택시’를 통해 매력 발산의 서막을 열었다. ‘주말드라마의 황태자’ ‘어머니들의 아이돌’을 넘어 서서히 예능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해 갈 이들의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택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