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신양의 품격을 느끼기에 충분한 70분이었다.
박신양은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극본 이향희 연출 이정섭, 이은진)에서 그야말로 미친 연기력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박신양은 현재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 조들호 역을 맡아 열연 중인 상황. 매회 미친 연기력을 선보여온 박신양은 이날 방송에서도 어김없는 신들린 연기력으로 새삼, 보는 이들의 감탄을 이끌어냈다.
감자탕집을 살리기 위해 선 재판장에선 영세 상인들을 위해 울분을 토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건물주의 횡포를 증언할 사람이 없었던 상황에서 조들호는 재판장을 찾아온 영세 상인들을 보고 눈물을 글썽였다.
그리고 북받친 감정을 이어 영세 상인을 위해 울분을 토해냈다. 판사를 향해, 그리고 재판을 지켜보고 있을 언론과 대중을 향해 조들호는 "도대체 누굴 위한 법이냐. 건물주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냐"라며 심금을 울리는 말들로 눈길을 끌었다.
이 과정 속 박신양은 진정성 그 자체였다. 조들호에 빙의된 것 같은 모습으로,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고 표정은 절실하며 말투는 분노에 차있는, 다양한 감정이 복합된 조들호의 모습을 그려내 안방극장의 공감을 자아냈다.
마이클 정(이재우 분)에게 목숨을 위협당하는 상황에선 불안하지만 대범한 조들호의 모습을 표현해내 모두를 감탄케 했다.
마이클 정에게 납치돼 높은 빌딩 벽에 매달린 조들호는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호기롭게 소리쳤다. 살려달라고 빌어보라는 마이클 정에게 굽히지 않겠다는 모습이었다. 자신의 몸에 위치추적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 나온 자신감이었을 수도 있지만 자신을 찾아내기 전, 마이클 정이 밧줄을 끊어버리면 그대로 끝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나쁜 놈'에게는 굽히지 않겠다는 조들호의 대범한 모습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붙잡아두기 충분했고, 그런 조들호를 연기하는 박신양은 소름 돋는 표현력으로 캐릭터의 설득력을 높였다.
여자 앞에선 약해지는 조들호의 모습도 박신양에게는 문제될 게 없었다. 자신을 찾아온 장해경(박솔미 분)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장해경의 눈치를 보고, 장해경이 건넨 와이셔츠에 놀라는, 수줍은 조들호의 모습은 박신양이기에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이었다.
박신양은 tvN '배우학교'에서 연기 스승으로 출연한 바 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연기를 가르쳤다. 누군가는 '왜 박신양이 연기 스승으로 낙점됐느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그런 이들에겐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꼭 보길 바란다고 추천하고 싶다. '갓신양의 품격'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 trio88@osen.co.kr
[사진] '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