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도 게도 우걱우걱, 똥물 샤워까지….'
배우 장근석의 연기가 그야말로 물이 올랐다. '대박'을 착실하게 이끌어가는 연기 내공이 예사롭지가 않다. 특유의 '허세 이미지'가 전혀 떠오르지 않을 정도다.
지난 12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 6회에서는 죽음의 늪에서 불사신처럼 살아돌아온 백대길(장근석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물론 이날의 생고생은 '극한 직업'을 보는 듯 했다.
홍매(윤지혜)에게 기억상실 상태로 발견되어, 아귀(김뢰하)에게 노비로 팔려간 대길은 멍석말이 되어 맞기를 반복했다. 또한 뱀을 맨입으로 뜯어먹고, 갯벌 위 게를 우걱우걱 씹어먹었다. 또한 똥통에 들어가 허우적대는 수모도 겪어야 했다. 이같은 장면을 연기하는 장근석의 연기 투혼은 활활 타올랐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돌아온 뒤, 아귀의 신임까지 얻어서 한양의 투전방을 찾을 때부터는 통쾌함의 연속이었다. 기억을 잊었다 생각하는 홍매 일당을 모두 투전으로 누르고, 다시 만난 원수 이인좌(전광렬)도 꽝포(속임수)로 궁지에 몰아세웠다. 아직 이인좌의 손목이 잘리진 않았지만, 그것만으로 '대박'이 시작한 이후 가장 속시원한 엔딩이었다.
천민 개똥이에서 양반 백대길로 탈바꿈 하고, 눈 앞에서 아버지 같던 백만금(이문식)을 잃는 슬픔을 겪었으며, 자신을 칼로 찌르고 벼랑 밑으로 떨어뜨려 죽이려했던 이인좌를 향한 끓어 오르는 격한 분노를 표현해내는 것은 오롯이 배우 장근석이 감내해야할 몫이었다.
매회 더할 나위 없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장근석은, 최민수와 전광렬, 여진구 등을 비롯해 '대박'의 완성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확실한 힘을 보태고 있다. 연기혼을 제대로 불사르면서 말이다. / gato@osen.co.kr
[사진] '대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