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회 실용적인 요리 정보로 원조 ‘쿡방’의 자존심을 지켜 나가고 있는 ‘집밥 백선생2’의 밥상에 훈훈함까지 감돌기 시작했다. ‘백선생’ 백종원과 김국진·이종혁·장동민·정준영 네 제자의 사이가 눈에 띄게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tvN ‘집밥 백선생2’에서는 냉장고 속 천덕꾸러기 냉동삼겹살을 이용해 요리를 만드는 백종원과 네 제자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냉동삼겹살 선정의 배경에는 저렴한 식재료를 쓰는 것도 좋지만, 잘못된 상식 때문에 버려질 재료들로 그럴듯한 요리를 만드는 팁을 전수하겠다는 백종원의 지론이 있었다.
이날 방송은 이 같이 ‘집밥 백선생2’의 초심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도 빛났지만, 부쩍 친근해진 다섯 사람의 모습 역시 시청자들의 미소를 자아냈다. 요리를 하면서 벌어지는 은근한 견제는 진짜 경쟁심리가 아니어서 재미있었고, 맛있는 요리를 먹으며 내뱉는 순수한 감탄은 공감을 형성해 프로그램에 흥미를 더했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던 네 제자와 ‘백선생’의 관계도 이제는 자연스레 농담을 주고 받을 만큼 가까워진 듯했다. 어설픈 제자들을 보며 전문가의 날카로운 시선 대신 너털웃음을 짓는 백종원은 물론 형 대하듯 그를 따르는 네 사람의 모습은 하나의 완성된 밥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따뜻함 한 스푼을 가미했다. 가끔은 서로의 요리를 맛보며 자못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도 하지만, 애정이 깔린 지적에 기분 나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특히 막내 정준영의 엉뚱한 발언들과 이를 받아 주는 백종원의 ‘케미’는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정준영은 “제육이 무슨 단어의 줄임말인 줄 아세요?”라고 묻고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백종원에게 “몰라서 물어본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주는가 하면,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파기름을 만들었다며 애교를 떨기도 했다.
옆자리에서 요리를 하게 된 이종혁과 김국진의 호흡도 척척 맞았다. 생애 첫 고추장 불고기 구이를 만들고 맛에 감탄해 춤까지 추는 김국진에게 영혼 없는 칭찬을 건네는 이종혁의 모습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자신감을 얻은 김국진이 “먹으면 춤이 나올 것”이라며 준 고기 한 조각에 춤을 추다 말고 “완벽한 댄스를 보여 주고 싶은데 그 정도 맛은 아니다”라며 너스레를 떤 이종혁이었다.
이윽고 백종원이 선사한 밥상에 둘러 앉아 요리를 먹은 이종혁은 “선생님은 대체 언제부터 요리를 잘 하셨나”라고 감탄했다. 이에 백종원은 “태어날 때 부터?”라며 농담으로 응수했다. 이날 요리의 재료였던 꽈리고추를 두고는 서로 집에 가는 길에 사주겠다고 나설 만큼 분위기는 훈훈했다. 이처럼 더 따뜻해진 밥상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화요일 밤 ‘집밥 백선생2’를 기다리게 하는 이유가 될 듯하다./bestsurplus@osen.co.kr
[사진] ‘집밥 백선생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