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타임머신]정우성-정준하, 정브라더스 먹방 아시나요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4.13 08: 04

 최근 예능프로그램의 백미는 먹방으로 통한다. '집밥'과 '3대천왕'을 진행하는 백종원은 어드새 최고의 인기 방송인으로 자리 잡았고 수많은 쉐프들이 본업은 제쳐두고 쿡방 프로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렇다면 먹방이 붐을 타기 시작한 건 언제쯤일까. 
2013년 여름, 정우성과 정준하의 먹기 대결을 기억하실런지. 웃음 빵 터지는 예능 프로 속 먹방은 이 때부터 주목을 받으면서 새로운 장르로 태동 움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때도 먹방은 이미 예능 프로의 주요 소재 가운데 하나였고 인기 또한 대단했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부터 KBS 2TV ‘해피투게더3’까지 빠지지 않고 먹방이 등장, 웃음을 선사했다. 하지만 요즘 유행하는 먹방과는 다르고 또 달랐다. 전문 쉐프들의 등장도 아직은 생소하던 시기다. 백주부같은 예능 감각의 요리사도 찾기 힘들었다. 오로지 먹방의 재미를 더하는 건 예능인과 배우들의 먹기 대결이라고 PD들이 힘을 쏟았던 과거 이야기다.

그 해 7월 중순 방영된 ‘런닝맨’에서 서로 다른 매력의 예능인과 배우의 먹방이 전파를 타 화제가 됐다. 방송인 정준하와 배우 정우성이 각자 새로운 먹방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당시 ‘먹보드 레이스-음식을 지배하는 자’ 특집에 연예계에서도 잘 먹기로 소문난 정준하가 등장해 명불허전의 솜씨를 뽐냈다. 먼저 애피타이저로 정준하가 택한 건 옥수수. 그는 미션 장소로 가는 첫 걸음을 떼자마자 길가에 늘어선 식당 간판들을 쳐다보며 입맛을 다시더니 끝내 노상에서 파는 옥수수를 한 묶음 구입했다. 그 고소한 내음이 식욕을 자극한 걸까. 정준하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옥수수를 잡자마자 조그만 알들을 토끼마냥 톡톡 까 먹은 것. 먹는 사람이 잘 먹어서 보는 사람도 먹고 싶게 만드는 게 바로 먹방의 진짜 묘미. 정준하의 이날 옥수수 뜯기는 장안의 화제였다. 
또 계곡에서 벌어진 퀴즈 대결이 끝난 뒤에도 우렁제육 쌈밥정식을 볼이 터져라 폭풍흡입했다. '커피프린스'에서 윤은혜가 짜장면 단 칼에 먹기로 시청자 침샘을 자극한 이후 최고로 멋진 먹방의 한 장면 아니었을까. 정준하 아니면 불가능했을 먹방은 계속 이어졌다. 쌈밥에 이어 백숙이 나오자 순식간에 전부 뜯어먹고는 차 안에서 꾸벅꾸벅 졸며 또 한 번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정우성은 정준하와 성만 같을 뿐 천상계 미남 배우에 속한다. 그런 그가 먹방의 달인 정준하와 비견될 먹방으로 눈길을 모은 것도 그 시절이다. 정우성은 이 때 ‘런닝맨’ 출연에서 대한민국 특급 미남배우답게 환상의 비주얼을 자랑함과 동시에 수박햛기의 진수도 과시했다. 무엇이든 하면 열심히 하는 것이 바로 정우성의 매력. 예능 프로 출연이 좀처럼 드물었던 그는 당시 '런닝맨'에서 수박 먹방에 몰입하는 자세로 유재석, 개리, 하하, 송지효 등 팀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들과 한 팀을 짜서 논두렁 수박 의리게임에 나선 게 정우성 먹방의 현장이었다. 정우성은 수박 빨리 먹기의 최종 주자로 선택됐고 결국 힘 세고 몸짱으로 유명한 바로 그 김종국과 대결을 펼치게 된 것. 수박을 먼저 잡은 정우성이 수박 먹기 초반 대결에서 리드하자 김종국이 바로 태클에 들어갔다. “왜 이렇게 예능을 열심히 하세요?”라고 대선배인 정우성에게 짜증(?) 섞인 핀잔을 던진 것. 정우성이 가만 당할 배우인가. “예능 신입인데 군기는 확실하게 잡혔습니다”라고 김종국에게 답한 뒤 입가에 붉은 수박물이 들 정도로 먹기에만 몰두하는 프로 근성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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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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