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장근석이 몽둥이 매질에 갯벌에 박히는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뱀의 껍질을 벗기고 씹어먹는 모습으로 안방에 충격을 안겼다. 멍석말이에 똥통에 빠지며 역대 최고의 생고생을 하며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인정 받고 있는 장근석, 이제 진정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때다.
장근석은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에서 버려진 왕의 아들, 대길 역을 맡아 처절한 생존기를 보여주고 있다. 아버지 만금(이문식 분)을 죽인 이인좌(전광렬 분)를 향한 처절한 복수를 시작하기 위해 대길은 매회 생사의 기로에 서서 애처롭게 울부짖었다.
철없이 한양에 가서 장가갈 꿈만 꾸던 대길이 잔혹한 운명을 뛰어넘고 진정한 타짜로 변모해 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긴장감 넘쳤는데, 장근석의 망가짐, 생고생도 마다하지 않는 연기 열정은 '대박'을 더욱 빛나게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지난 12일 방송된 6회에서 장근석은 예고된 바대로 살아있는 뱀을 잡아 뜯어먹는 모습으로 안방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염전 노비로 팔려간 대길은 아무 망설임없이 뱀을 잡아서는 이로 껍질을 벗겨낸 뒤 우걱우걱 씹어먹기 시작했다. 분명 잔인한 장면이었지만, 악을 품고 살아가는 대길의 심정과 연기를 위해 더욱 독해진 장근석의 연기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져 시청자들은 감탄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앞서 장근석은 "철없던 대길이 아버지의 죽음 등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백성을 향하는 큰 대길로 성장하는 중"이라며 "아버지를 잃은 분노, 이인좌를 향한 분노, 염전에서 탈출해야만 하는 노비 신세, 뱀이라도 먹어 끼니를 때울 수 밖에 없는 대길의 상황과 심리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뱀 껍질을 입으로 벗기고 생 뱀을 우드득 씹어 먹을 수 있었다. 전혀 두렵지 않았다"라고 대길에 완벽 빙의해 촬영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장근석은 한 회 동안 산 중턱을 몇 번이고 오르락내리락할 뿐만 아니라 멍석말이에 똥통에 빠지는 등의 모진 고생을 하면서도 실감나는 연기력으로 탄성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장근석 측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쉽지않은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장근석이 고생을 감내하며 촬영에 즐겁게 임하고 있다. 거의 모든 연기를 대역 없이 소화해내고 있으며 매 장면마다 사실감을 부여하기 위해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대박'은 안타깝게도 시청률은 회를 거듭할수록 하향세를 보이고 있고, 이로 인해 월화극 최하위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길이라는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내기 위해 온 몸을 내던지는 장근석의 열정만큼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올해로 데뷔 25년차를 맞이한 장근석, 허세를 벗어던진 연기력으로 호평을 얻고 있는 그가 이제는 진정으로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arkjy@osen.co.kr
[사진] '대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