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박신양은 고아원 출신에 고졸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동네 변호사 조들호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박신양은 검사가 됐고 대형로펌 금산을 이끄는 대표의 사위가 됐다. 이런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결론부터 밝히면 비현실적인 내용은 아니다. 한 법조관계자는 OSEN에 “현재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사법시험 합격자 숫자가 적었던 과거에는 가능한 일이다”라며 “과거에는 사법연수원 성적에 따라서 대형로펌에서도 받아줬다. 조들호가 사법연수원 수석이라면 충분히 대형로펌에 들어갈 수 있고 검사도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가능했지만, 현재 조들호 같은 고졸 출신이 검사가 되고 대형 로펌에 들어가는 것은 어렵다. 지난 1월 치러진 사법고시 1차 시험을 마지막으로 사법시험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제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야 한다. 대학을 마쳐야만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생기고 로스쿨을 마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야만 판사와 검사 또는 변호사가 될 수 있다.
더군다나 국내 최고의 대형로펌으로 알려진 A에 등록된 변호사 숫자는 현재 800여 명이다. 그중에서 외국 출신 변호사 200여 명 가량을 뺀 600명 중에 서울대와 연세대 그리고 고려대학교 출신 변호사 숫자의 총합은 580여 명 정도다. 그중에서 서울대가 450여 명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 대한민국 제도하에서 조들호가 탄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 받는 이유는 우리의 현실을 때로는 따스하게 때로는 씁쓸하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들호가 고아원 출신이 아니었다면 어렵고 힘든 이웃들의 곁에 서서 거대한 권력과 맞서 싸울 용기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조들호가 흙수저 변호사로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궁금해진다./pps2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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