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고정 멤버인 광희를 긴장하게 하는 ‘게스트 플레이’를 하고 있다. 정형돈의 활동 중단으로 5명의 멤버로 꾸려지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간간히 게스트를 초대해 시끌벅적한 즐거움을 만들어내고 있다.
‘무한도전’은 고정 멤버들간의 캐릭터 쇼도 즐겁지만, 게스트들의 활약도 큰 화제가 됐다. 지난 9일 방송된 ‘퍼펙트 센스’ 특집에는 촐싹맞은 개그맨 양세형과 싱그러운 매력이 있는 블락비 지코가 함께 해 고정 멤버인 광희의 웃음을 위한 견제를 받기도 했다.
11년간의 방송 역사가 있는 ‘무한도전’.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웬만한 개그맨보다 웃겼던 방송부터 예능 대부 이경규가 웃음 싹쓸이를 했던 방송까지 화려했던 ‘게스트 플레이’를 짚어보면 추억이 새록새록하다.
# 달력 배송 특집 미친 존재감
‘무한도전’은 매년 달력을 만들어 판매, 수익금은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 2012년 11월 당시 제작진은 2013년 달력을 주문한 시청자에게 멤버들이 직접 배송을 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유재석은 데프콘과 부산 시민들을 만났는데, 부산 아주머니 이명숙 씨가 안방극장에 웃음 폭탄을 투하했다. 이 씨는 유재석을 만난 후 “나는 감동이 없다”라면서 “가수가 좋은지 탤런트가 좋은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허나 유재석은 조금 전까지 좋은 호응을 보이던 아주머니의 시큰둥한 반응을 농담했다. 또 데프콘을 향해 ‘대포폰’이라고 말실수를 했고, 방송에 나오면 안 된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자신의 이름을 말해 모두를 웃게 했다.
# ‘무한도전’이 사랑하는 이효리
웬만한 코미디언보다 입담이 강한 이효리는 ‘무한도전’ 단골 출연자였다. 프로그램 초창기 멤버들을 놀려가며 퀴즈를 풀기도 했고, ‘죄와 길’ 특집에는 길을 몰아세우는 연기로 법정공방의 재미를 높였다. 유재석을 비롯한 멤버들과 친해 거친 농담을 주고 받거나, 멤버들이 억지로 친한 척 하는 모습을 놓치지 않고 지적하는 미친 예능감의 소유자다. 2014년에 방송됐던 ‘토토가’ 특집에서는 유재석과 정형돈이 사전 조율 없이 제주도 이효리 집을 찾아가 큰 재미를 만들기도 했다. 제주도의 한적한 삶이 재미 없다며 흥겨운 춤사위를 보여주고, 평소와 달리 유재석과 정형돈에게 살뜰한 모습을 보이는 이효리의 반전 일상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멤버들이 전화 통화를 시도하면 짜증을 내거나 확 끊어버리는 예능감을 발휘하기도 한다.
# 새침한 정재형에게 빠질 줄이야
2011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특집에 출연했던 정재형. 그는 예능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지 않는 가수 겸 작곡가였다. 허나 ‘무한도전’을 기점으로 확 달라졌다. 새침한 듯 보이나 정이 느껴지는 예능인. 투덜투덜거리면서도 정형돈이 하자는대로 한다. 더욱이 그해 우천 취소 특집을 비롯해 멤버들과 제작진이 부르면 단박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웃음을 안겼다. 정형돈과 정재형의 안 어울리는데 묘하게 재밌는 조합은 향후 정형돈이 어떤 스타와 맞붙어도 재밌는 그림을 만들어내는 시초가 됐다. 정재형은 가요제 이후 예능프로그램 MC로 맹활약했다.
# 아니 그게 아니고, 서장훈
농구 선수 출신 서장훈은 2013년 7월, 장기 휴방의 후유증이 남아 있는 ‘무한도전’에 깜짝 출연했다. 노조의 파업으로 5개월간 방송되지 않았던 이 프로그램은 멤버들의 부상과 재정비 등으로 삐걱거렸는데, 이때 서장훈이 몸개그를 펼치는 특집에 출연해 의외의 웃음을 선사했다. 민망해하면서도 멤버들이 하자는대로 하는 그의 모습은 향후 ‘예능 대세’의 발판이 됐다. 이후 서장훈은 멤버들을 속이는 몰래카메라 특집에 출연했고, 지난 해 초에는 새 멤버를 뽑는 식스맨 특집 후보에 올랐다. 고정 멤버 욕심이 없다는 말과 그리고 당황할 때마다 나오는 “아니, 그게 아니고”는 서장훈의 상징 같은 말이 됐다.
# 이경규, 예능 대부를 맞으라
10년 전 ‘무한도전’ 초창기에 출연해 박명수와 호통 개그 대결을 펼쳤던 이경규. 퀴즈를 풀며 성질을 버럭버럭 냈던 그는 꽤나 큰 웃음을 선사했다. 그리고 올해 초 예능 총회 특집에 출연했다. 10년 만에 재출연이었다. 이경규는 단독 게스트가 아니라며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예능 분석에 날카로운 면을 보여줬다. 특유의 독설과 자신에게 화살이 돌아오는 망가지는 개그가 일품이었다. 여기에 김구라가 안되는 간판 진행 하지말고 패널로 맹활약하라고 조언을 했는데, 실제로 이경규는 이후 게스트 출연도 서슴지 않으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최근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2회 연속 우승을 하며 다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