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중기가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사랑을 받은 데는 국보급 명품 목소리가 한 몫을 했다.
송중기는 송혜교(강모연 역)를 향한 마음을 표현하는 모든 순간, 달콤한 목소리로 여심을 강타하고 있다.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에 이어 “자기 마음 들켰다고 졌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어차피 그래봤자 내가 더 좋아하니까”라는 돌직구, “이 시간 이후로 내 걱정만 합니다” 등 자칫하면 오글거리고 느끼할 수 있는 대사를 능청스러우면서도 담백한 표현으로 그 매력을 배가시켰다.
어떤 상황에서도 믿음을 주는 ‘신뢰 목소리’도 있다. 미인과 노인과 아이는 보호해야 하는 게 원칙인 남자 송중기는 정의를 지키는 순간, 그 목소리가 더욱 빛을 발한다.
아랍 의장의 수술을 강행하며 “그럼 살려요”라고 말할 때, 데이비드 맥기니스(아구스 역)와 대치하는 상황에서 “살려요. 죽여야 할 상황이 생기면 죽이는 건 내가 할 테니까”라고 말할 때의 단호하고 강한 목소리는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무엇보다도 “군인인 나한테 국민의 생명보다 우선하라고 국가가 준 임무는 없다”고 말하는 장면 역시 그의 중저음이 돋보였다.
“심각할 때 심각해봐야 심각하잖아요”라는 명언(?)을 남긴 바 있는 송중기는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서 기절했다 깨어나면서도 “나 아저씨 아닌데”라는 농담을 던지고, “나는 내 동료들을 믿거든? 그러니까 너도 내 동료들을 믿어봐”라며 생존자를 안심시키는 목소리도 빼어났다.
지뢰밭 한 가운데에서도 “맘 편하게 먹어요. 내 섹시한 뒤태 감상하면서”라고 말하며 긴장을 풀어주는 것은 물론, 송혜교를 구출하기 위한 긴박한 상황에 그를 도와주러 온 알파팀에게 “혼자인 줄 알고 쫄았다가 두 팔 벌려 전우들을 환영하고 있지 말입니다”라는 장난 아닌 장난을 쳤다. 송중기의 목소리는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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