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근석이 이렇게까지 잘 해낼 줄은 미처 몰랐다. 장근석이 이미 '대박' 속 대길이로 완벽하게 빙의해, 험난한 생고생길을 캐릭터와 함께 걷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 6회에서는 죽음의 문턱 앞에서 반복해 허덕이게 되는 백대길(장근석 분)의 가혹한 운명이 그려졌다. 그래도 '대길'이라는 그의 운은, 죽음 직전의 그를 삶으로 끄집어냈다.
그래도 일단 고난은 고난이다. 팔다리가 부러지고, 배에 칼까지 맞은 채로 벼랑에서 떨어져 살아났을 때는 결국 기억상실에 걸렸고, 이후 아귀(김뢰하)에게 반항하다가 멍석말이를 한 상태로 흠씬 두들겨 맞았다.
그뿐이랴. 산속에서는 뱀까지 입으로 뜯어먹었고, 갯벌 위에 머리만 나와있는 상태로 살겠다는 의지로 게을 씹어먹기도 했다. 맞을 만큼 맞고는 똥통에 빠져 똥물이 입에 들어가는 굴욕도 겪었다. 이같은 장면들은 모두 장근석의 연기에 대한 열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박'의 남건 PD는 뱀을 뜯어먹는 장면에 대해서 "대본에 쓰여져 있는 대로 촬영했다. 장근석과는 첫 미팅 때 미리 이야기했다. '가짜'는 하지 말자고. 장근석은 기뻐했고, 현장에서도 흔쾌히 연기했다"고 전했다. 실제 뱀의 껍질을 벗기는 과정에서도 장근석이 열심히 연기했다는 극찬도 잊지 않았다.
배우라고 모두 다 '진짜 연기'를 하지는 않는다. 특히 과거 장근석은 외모와 더불어 '허세'라는 이미지에 갇혀 있어, 배우로서의 연기력이 절하됐던 부분도 있었던 터. 앞선 오해는 이날의 '극한 직업'과도 같은 장면들로 희석됐고, 장근석은 '대박'의 대길이를 통해서 진짜 배우로 거듭났다. / gato@osen.co.kr
[사진] '대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