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회를 남겨두고 송혜교가 치고 올라왔다. 매번 송중기의 신드롬급 인기에 끝까지 기 한번 못 펴보나 했는데, 역시나 클래스는 영원하다.
눈물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다양한 감정을 눈물과 함께 쏟아낸 송혜교의 명연기 덕분이었다. 주체할 수 없는 오열의 눈물부터 초연하려 노력하는 중에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참으려는 디테일, 마지막 장면에서 재회의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다리가 풀린 채 흘리는 눈물은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몰입도를 끌어올리기 충분했다는 평이다.
송혜교의 감정선이 핵심이었다. 지난 14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는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을 떠나보낸 강모연(송혜교 분)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뤘다.
이날 방송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유시진이 전장으로 떠나고 강모연은 그를 애타게 기다린다. 하지만 들려온 것은 그와 서대영(진구 분)이 전사했다는 비보. 이후 모연과 윤명주(김지원 분)는 힘든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마지막 장면에서 시진이 살아 돌아오며 이날 방송이 마무리된다.
이 이야기를 이끌며 시청자들을 단박에 몰입시킨 것은 송혜교의 섬세한 눈물연기였다. 그는 모연의 다양한 감정을 눈물로 표현하는데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첫 눈물은 꽤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시진을 전장으로 보내기 전 인사를 주고받으며 참았던 눈물을 뚝뚝 흘린 것. 모연은 “매번 울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렇게 된다”며 헤어지기 싫은 마음과 걱정 가득한 심정을 드러냈고, 시진 그런 그를 따뜻하게 안아준다.
이후 모연의 눈물퍼레이드가 시작됐다. 연락 한 번 없는 시진을 원망하면서도 애타게 그를 기다렸지만 돌아온 것은 송중기의 군번줄 뿐 이었다. 이에 모연은 오열한다. 그간 보여줬던 도도하고 조금은 차가웠던 의사의 모습은 완전히 내려놓고, 안타까운 눈물을 흘린다. 이 장면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 충분했고, 몰입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눈물을 쏟는 장면이 이날 방송 내내 이어졌지만, 지겹지 않았던 것은 송혜교의 섬세하고 풍성한 표현력 덕분. 모연이 그날 이후 흘린 눈물은 조금 달랐다. 물론 똑같이 오열하지만, 감정의 최대치까지 가는 방식이 다르다. 초연해진 듯한 모습을 보이며 인형에 대고 대화를 나누다가 흘리는 눈물이 압권이었다. 감정을 억누르며 눈물을 참으려는 디테일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낸 것.
모연은 마지막까지 울었다. 시진에게 “빅보스 송신”이라는 무전을 듣고 귀를 의심하면서도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 그리고 시진에게 달려가던 중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는 등의 상황 설정이 특히나 인상적.
이날 방송의 주인공은 확실히 송혜교였고, 눈물의 하드캐리를 보여줬다.
한편 ‘태양의 후예’는 오늘(14일) 마지막 회를 방송한다. 1년 만에 돌아온 시진에게 어떤 사건이 있었을지, 진구는 아직 살아있을지, 두 커플은 어떤 엔딩을 맞이할지 시청자들의 기대와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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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태양의후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