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려운 걸 해냈습니다.” 총알을 아무리 맞아도, 심지어 거지꼴도 용서가 되는 송중기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극적인 전개를 위해 다소 허무맹랑한 불사조와 귀신 송중기를 탄생시킨데 이어, 거지꼴 분장까지 더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데, 그래도 송중기가 죽지 않았다는 것에 위안을 삼게 되는 드라마다.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14일 안방극장을 떠난다. 김은숙 작가가 스스로 이민을 가지 않아도 되는 결말을 택했다고 말을 하면서 행복한 마무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13일 방송된 15회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전개가 펼쳐졌다.
유시진(송중기 분)과 서대영(진구 분)이 작전 중 사망해서 슬픔이 가득했던 가운데 시진이 강모연(송혜교 분) 앞에 극적으로 나타난 것. 마무리 1분을 앞두고 마치 귀신처럼 등장한 시진은 대영 역시 살아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만들었다. 시진은 작전 중 총상을 입었고 사경을 헤맸다. 이미 먼저 세상을 떠난 상관(이종혁 분)을 떠올리며 눈을 감았다. 이후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모연은 시진을 그리워하며 보냈지만 다행히 아주 극적으로 시진이 생존했다는 사실이 펼쳐지며 15회가 끝이 났다.
시청자들은 극과 극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두 사람의 사랑이 극적인 재미가 있었다는 반응과 너무 말이 안 된다는 반응으로 엇갈리고 있는 것. 이미 심정지 후 병원 복도를 걸어다니는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였던 시진은 죽을 뻔한 위기 속에 매번 놓였다.
스스로 일 잘하는 남자라고 자부하던 시진은 매번 살아났고 이번 총상 역시 견디고 1년 만에 나타났다. 시진이 어떻게 살아났는지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시진은 허름한 군복과 온몸에 있는 상처, 그리고 씻지 못한 듯한 초췌한 얼굴의 모습이었다. 잘생긴 송중기가 연기했으니 망정이지 사실상 거지꼴과 다름이 없었다. 이미 모연이 죽은 시진을 떠올리며 환영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에 시진은 한 회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모두 놓여 있었다.
이 같은 극적인 전개는 뭘 해도 살아남는다는 의미로 불사조 시진이라는 별명을 탄생시켰다. 동시에 아무리 환상을 자극해서 재미를 안기는 드라마라고 해도 너무 심했다는 반응도 있다. 물론 그 와중에 또 다시 살아나서 “그 힘든 걸 해냈다”라고 말하는 시진이 멋있다는 콩깍지 쓴 시청자들도 여전히 많다. / jmpyo@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