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를 보낼 날이 결국 오고 말았다. 종영까지 단 한 회만 앞둔 가운데, 결말에 온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 방송 중반부부터 온갖 추측들이 난무했지만 지금까지는 해피엔딩에 가까운 모양새다. 그렇다고 해서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는 없는 법. 결말의 해답을 얻기 위해선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드라마의 주제와 결말에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제목이 중요하다. 드라마 전체를 설명하기 때문.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도 그렇다. 그래서 왜 김은숙 작가가 ‘태양의 후예’라는 제목을 지었는지 궁금증을 자아냈고, 역시 여러 추측을 내놨다.
우선 ‘태양’을 유시진(송중기 분)이라고 보는 입장에서는 ‘후예’라는 어감이 부정적이라며 새드엔딩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태양은 늘 하늘에 떠있다 보니 그런 추측을 내놓을 법도 하다.
그러나 지난 13일 방송된 15회분에서는 제목의 뜻을 유추할 수 있는 힌트가 등장했다. 다니엘 스펜서(조태관 분)의 대사였다. 다니엘은 여러 의사들도 존경할 만큼 인류애와 생명의 존엄성을 최우선으로 치는 살아있는 ‘슈바이처’다. 이치훈(온유 분)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이기도.
결정적으로 다니엘은 “태양에 특허를 신청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의학의 발달 덕분에 질병을 하나씩 정복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질병이 아닌 약 때문에 죽어간다는 설명과 함께였고, 이는 즉 백신은 장사수단이 돼서는 안 되고 모두에게 접근성이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다니엘의 모습과 함께 낙후된 곳에서 의료 봉사 중인 강모연(송혜교 분)이 교차 편집됐다는 점으로 미뤄봐 ‘태양’은 곧 모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법 설득력을 얻는다. 그렇다면 ‘태양의 후예’라는 제목이 뜻하는 바는 모연이 생명을 이윤보다 중요시하는 의사로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물론 실력은 뛰어났지만 VIP 병동에서 스타 의사로 불리던 모연도 “이윤보다 생명이다. 생명과 바꿔서 남는 장사는 없다는 깨달음을 준다. 나 이런 의사 됐다”고 말할 정도로 ‘태양의 후예’로 이미 성장한 모습니다.
따라서 ‘태양의 후예’가 인류애를 가장 중요시하는 의사의 성장 이야기라는 희망찬 주제로 전하고 싶었다면 굳이 비극적인 엔딩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