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인 외모에 완벽한 일본어. 배우 김재욱은 어딘지 모르게 이웃 나라 일본의 정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가 묻어나는 배우다. 배우로서는 매력일 수 있지만, 정작 본인은 걱정이 많았다. "일본인 전문배우가 되는 건 아닌가, 두려움이 있었다"는 것.
김재욱은 14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신작 영화 '두 개의 연애'에 출연한 것에 대해 "시나리오를 재밌게 봤다. 이런 리얼리즘을 톤앤 매너로 가져가는 영화 시나리오는 이번 처음이다. 그런 부분에서 기쁨이 굉장히 컸다"고 말했다.
'두 개의 연애'는 잘 나가는 영화 감독 인성(김재욱 분)이 우연히 전 여친, 현 여친과 동시에 같은 여행지에 머무르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 김재욱은 주인공 인성 역을 맡아 두 여자친구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남성의 '웃픈' 모습을 연기했다.
특히 카라 출신 박규리가 맡은 전 여자친구 미나는 재일교포 캐릭터. 김재욱은 극 중 박규리와 함께 유창한 일본어 대화를 나누며 특기인 일본어 연기를 제대로 보여준다. 이처럼 유창한 일본어 실력은 어린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기에 가능한 장기다.
그러나 김재욱은 이 '일본어' 때문에 배역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했다. 일본어 연기로만 너무 굳어지는 게 아닌가에 대해 걱정을 한 것. 그는 "개인적으로 고민이 된 부분은 그 동안 연기한 캐릭터나 여러가지가 일본이라는 나라와 너무 가까워진 느낌이 있다는 점이었다. '이러다가 일본인 전문 배우가 되는 게 아닌가?'라는 두려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성규 감독은 고민하는 김재욱을 설득했고, 김재욱은 못 이긴 척 감독의 설득에 넘어갔다. 그는 "누군가 나를 믿고 끌어주길 바랬는데, 감독님이 '너 아니면 안 된다'고 하시면서 나를 납득시키셨다"고 출연 결정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김재욱의 차기작은 영화 '덕혜옹주'다. 이번엔 일본인이자 덕혜옹주의 남편 다케유키 역을 맡았다. 또 다시 일본과 관련된 역을 맡은 것에 대해 그는 "처음으로 아예 일본인 역할을 맡게 됐다"며 "'덕혜옹주'까지 찍고 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더라. 마음을 내려놨고, 그 전부터도 생각해 온 부분이었는데, 외국어 하나를 제대로 할 줄 안다는 건 장점이다. 단점이 더 클 수 없다"며 "아시아에서 예를 들면 금성무라던가, 여러가지 나라의 영화를 그 나라의 사람인 것처럼 연기를 한다. 나도 그런 길을 가면 되지 않을까?"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eujenej@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