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가수가 또 있을까. 데뷔 31년차 가수 이승철이다. 이번에는 조금 더 젊어진 노래로 돌아왔다.
이승철은 14일 오후 방송된 SBS 파워FM ‘김창렬의 올드스쿨’(이하 올드스쿨)에서 월드투어 이야기부터 가족 이야기,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음악 이야기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를 쏟아냈다.
이번에 이승철이 발매한 신곡은 ‘일기장’. 신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작곡가와 협업이 돋보이는 곡이다. 이번 곡을 위해 무려 13시간이나 녹음했다고. 평소 두 번 이상 녹음을 하지 않는다는 이승철에게는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요즘엔 가이드를 잘 해온다”며 “가사가 예쁘기 때문에 디테일을 살리려다 보니까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이승철 노래 중에 가장 어려운 테크닉이 모두 들어간 곡으로 보컬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좋은 교과서가 될 전망이다.
이 노래와 관련해서 가족들과의 에피소드를 전하면서 이승철은 웃음꽃이 만연했다. 맨 처음 녹음을 진행한 후 가족들에게 들려줬더니 올드하다는 혹평을 전했다는 것. 집안 내력이 독설가라며 허허 웃어보인 이승철은 그 다음 녹음에서 바로 호평을 들었다고. 막내딸까지 독설가인데, 6살 때 아델의 노래를 다 따라부를 정도로 이승철의 피를 가장 타고난 것만은 분명하다.
가왕으로 불리는 이승철이 인정하는 가수는 두 명이 있다. 바로 조용필과 나훈아. 특히 이승철은 나훈아의 공연에 충격을 받을 정도로 감명을 받았다고. 그는 “나훈아 선배님의 공연은 아주 버라이어티하다. 디즈니가 머릿속에 들어가 있다. 젊게 사시고 황당할 정도로 무대연출이 있다. 30년 전에 무대에 차전놀이를 하더라. 이 양반 대단하시다고 생각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승철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지도와 인기를 누리는 것은 수많은 인기곡 덕분. 그 중에서도 본인이 꼽은 ‘인생곡’은 ‘희야’였다. 그는 “‘희야~’ 하면 공연장에서 억 소리는 건 이를 못 따라가는 것 같다. ‘희야’가 있어서 제가 있는 거다. 지금도 그 반응을 못 이긴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공연의 제왕 이승철은 늘 콘서트마다 처음 온 관객이 있냐고 묻는다고 했다. 그는 “1년에 30번 공연을 하고 있는데 매번 공연할 때마다 여쭤본다. 이승철 콘서트 처음 오신 분 있냐고. 30년 동안 2천 번 넘게 공연했지만 95%가 처음 오신 분들이다. 왜냐면 시대가 계속 올라오기 때문이다. 계속 새로운 분들이 오시니까 사실 공연 때 레퍼토리 많이 안 바꿔도 된다. 중요한 건 꾸준한 히트곡이다”고 설명했다.
언제까지 노래할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스스로 “‘올드스쿨’에 9년은 더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밝혔지만, “20년, 30년 더 했으면 좋겠다”는 김창렬의 말처럼 수십년은 더 이승철의 공연을 보고 싶다. / besodam@osen.co.kr
[사진] '올드스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