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작가 놀음이라고 했던가. 늘 대박을 치던 흥행 보증 배우가 한 작품에서 갑자기 고꾸라질 수는 있어도, 스타 작가는 웬만하면 배신하지 않는다는 게 방송가의 정설. 방송 채널 증가로 인한 콘텐츠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작가들을 잡기 위한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일단 어느 정도의 작품성이 보장되고, 흥행과 대중성까지 갖춘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은 손에 꼽는다. 이들과 함께 작품을 하기 위한 제작진의 눈치싸움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것. ‘흥미로운 이야기의 귀재’ 김순옥부터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 김은숙, 삶에 대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노희경, 공감과 흥미를 동시에 유발하는 박지은, 감성을 울리는 이경희 등이 ‘믿고 보는’ 스타 작가로 꼽힌다.
OSEN은 앞으로 총 5회에 걸쳐 스타 작가들을 조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들의 작품 속 가치관, 흥행 요소, 캐릭터 특징 등을 짚어보며 안방극장이 왜 5인방의 작품에 리모컨을 고정하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일단 김순옥은 시청률 보증 수표 작가. ‘아내의 유혹’, ‘천사의 유혹’, ‘웃어요 엄마’, ‘다섯손가락’, ‘왔다 장보리’, ‘내딸 금사월’ 등을 흥행시켰다. 다소 극성이 센 이야기를 내세우지만, 일단 흥미로운 전개로 안방극장을 사로잡는 작가. 무엇보다도 코믹 요소가 강해 웬만한 시트콤보다 재밌는 드라마를 만드는 재주가 있다.
‘태양의 후예’ 김은숙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 ‘파리의 연인’을 시작으로 연인 시리즈, ‘온에어’, ‘시크릿가든’,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그리고 ‘태양의 후예’까지 중독성 강한 로맨스물을 만들었다. 남녀 주인공을 스타로 만드는 화력 강한 이야기는 김은숙의 전매특허다. 현재 중국 한류 열풍의 중심에 있다.
지독한 사랑을 다루면서 인생사를 논하는 노희경. ‘거짓말’,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바보 같은 사랑’, ‘화려한 시절’, ‘꽃보다 아름다워’, ‘그들이 사는 세상’, ‘빠담빠담’,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 등 주옥 같은 명작을 남겼다.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는 단편적인 즐거움을 쫓는 안방극장에 매번 반성의 숙제를 남긴다.
이경희는 ‘꼭지’, ‘상두야 학교 가자’, ‘미안하다 사랑한다’, ‘떨리는 가슴’, ‘고맙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참 좋은 시절’ 등 정통 멜로 드라마를 만드는 작가. 그가 표현하는 담백해서 더 절절한 이야기 구조는 멜로 드라마의 정석처럼 여겨진다. 김우빈, 수지 주연의 ‘함부로 애틋하게’ 신작 방송을 앞두고 있다.
2년 전 꺼져가는 드라마 한류의 불씨를 지핀 박지은. 당시 ‘별에서 온 그대’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중국을 접수했다. ‘칼잡이 오수정’을 시작으로 ‘역전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 ‘프로듀사’까지 빵빵 터지는 웃음 속에 인생사가 담겨 있어 마냥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시계 방향으로 김순옥, 김은숙, 박지은, 노희경 / OSEN DB, MBC-북로그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