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에 고이 묻어놨던 그룹 젝스키스가 16년 공백을 뚫고 컴백한다. 바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서다. 재결합 가능성이 모호했던 젝스키스가 다시 뭉친 모습을 두 눈으로 보고 있자니 1990년대 후반을 강타했던 H.O.T(문희준, 장우혁, 토니안, 강타, 이재원)의 컴백도 기대려지는 것이 사실. 특히나 올해는 H.O.T의 데뷔 20주년인 해.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H.O.T는 아이돌 1세대를 이끈 주역으로 지난 1996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한 5인조 보이그룹이다. 신화와 S.E.S를 탄생시키고 지금은 동방신기, 샤이니, 에프엑스, 엑소, 레드벨벳, 막내 NCT까지 거느린 아이돌 명가가 됐지만 H.O.T가 있어 지금의 SM이 될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tvN ‘응답하라 1997’의 배경이 딱 H.O.T의 전성기와 맞물려있다. 주인공 성시원(정은지 분)은 극중 토니에 죽고 토니에 사는 H.O.T의 열혈팬이다. 당시 H.O.T의 인기를 실감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지금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 2세대 동방신기와 3세대 엑소의 인기는 비교될 수 없을 만큼 가히 ‘신드롬’ 급의 인기라고 말한다면 이해가 될까.
H.O.T는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라는 이름의 뜻처럼 그 시절 10대의 우상 그 자체였다. 데뷔와 동시에 인기를 얻으며 신인상을 싹쓸이했고, 그 이듬해에는 수많은 가요 시상식에서 대상과 올해의 가수상을 석권했다. 수많은 수상 이력보다 더 빛났던 건 문화의 판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H.O.T를 통해서 대중문화에 10대들의 설 자리가 생길 수 있었고 아이돌그룹이 주류 대중문화의 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
사실 H.O.T의 재결합의 열망이 꿈틀대기 시작했던 것은 ‘무한도전’을 통한 젝스키스의 재결합 소식보다 이르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만큼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추측 때문. 이미 1월 초부터 여러 차례 재결합설이 제기됐는데 그 중에서도 20주년 기념 콘서트의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들의 20주년이 더욱 특별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로 복고가수 열풍을 이끈 ‘무한도전’과 함께 하는 것은 어떻겠냐는 것도 의견 중 하나다. 젝스키스는 이미 스포일러(예비 시청자들에게 내용을 미리 알림)와의 전쟁을 치를 정도로 뜨거운 관심 속에서 재결합 무대를 펼치게 됐다. 오늘 공연은 그야말로 축제로 장식되리란 것은 당연한 결론이다. H.O.T의 20주년도 ‘무한도전’과 함께 하면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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