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리가 눈물을 흘렸다. ‘100억 소녀’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숨겨졌던 애틋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가 그가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이름값의 무게를 실감하게 했다.
혜리는 지난 14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의 ‘꽃길만 걸으소서’ 특집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는 유라, 이세영, 최성원도 함께 해 걸스데이에 대한 이야기나 ‘응답하라 1988’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됐다.
앞서 혜리는 뇌수막염에 걸려 입원했다는 보도로 많은 이들의 걱정을 산 바 있다. 이에 혜리는 더욱 환하게 웃어 보이며 “쉴 틈이 없어서 그랬다. 지금은 회복했다”라고 말했다. 변함없이 밝은 그의 모습에 MC들 역시 걱정을 거두고 그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제외하고 혜리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솔직함이다. 보통 연예인이라면 얘기하길 꺼리는 수입이나 몸무게에 대해서도 숨김없이 밝힌 것. 그는 CF의 수입인 100억을 정산 받았냐는 질문에 “많은 일부를 정산 받았다”라며 “돈은 직접 관리하고 있다. 갑자기 큰 돈이 생기면 아무리 엄마라도..."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신 먹방 여신’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라와는 엄청난 식성을 자랑했다. 과거 일주일에 한 번씩 몸무게를 점검하던 매니저 때문에 서러웠던 일화를 전하며 실제로도 먹성이 좋다고 실토한 것. 특히 둘이 고기 집에 가면 고기 5인분에 달걀찜, 날치알 볶음밥, 그리고 디저트인 멜론 빙수까지 해치운다며 자칭 ‘푸드 파이터’임을 인정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씩씩해보이는 혜리에게도 남다른 고충이 있었다. tvN ‘응답하라 1988’ 출연 이후 얻은 뜨거운 인기와 사랑이 기쁘고 감사하면서도, 이를 지켜봐야하는 멤버들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 이에 혜리는 눈물을 흘리며 “그래도 더 챙겨주는 언니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특히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할머니와 관련된 일화는 지켜보는 이들마저 먹먹하게 만들었다. ‘응답하라 1988’ 속에서 덕선이 할머니의 부고를 듣는 장면의 촬영 하루 전 날 실제 혜리 할머니가 세상을 뜬 것. 그럼에도 드라마 촬영을 끝내야 했고, 혜리는 당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뒤늦게 털어놨다.
또한 혜리는 천방지축 막내딸 같은 이미지와는 달리,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장녀로서의 책임감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예전부터 부모님에게 집을 선물하는 게 꿈이었는데 벌써 이뤘다고 말하며 다음에는 더 큰 집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혜리는 시종일관 밝아 보이는 모습 이면에 숨겨진, 속 깊고 고운 심성을 드러내며 매력지수를 한층 더 높였다. 이제는 덕선이가 아닌 ‘딴따라’가 되어 돌아올 그의 미래에 향기로운 꽃길만 이어지길 많은 이들의 응원이 향하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해피투게더3’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