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완전체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16년 만에 무대에 오른 보이그룹 젝스키스의 이야기다. 그동안 단 한 번의 방송 출연은 물론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았던 멤버 고지용이다. 그런데 그 어려울 걸 ‘무한도전’이 해냈다.
젝스키스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배경이 되는 1997년 ‘학원별곡’으로 데뷔해 10대들의 사랑을 받았다. 당시 H.O.T와 라이벌로 등극, 90년대 후반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아이돌그룹. 그러나 영원히 흔들 수 있을 것 같았던 노란 풍선은 2000년 공식 해체를 선언하면서 영영 들 수 없었다.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팬들 간의 경쟁 구도가 심했는데, 라이벌 H.O.T 팬들마저 충격에 빠지게 했을 정도로 소녀팬들은 젝스키스의 해체 소식에 크게 슬퍼했다.
이후 은지원, 장수원, 김재덕 등은 방송활동을 지속했다. 앨범을 내거나 연기를 하거나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드러냈다. 특히 은지원은 KBS 2TV ‘1박2일’로 예능계에 한 획을 긋기도 했다.
단 한 명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바로 고지용이다. 방송을 통해 멤버들도 그와 연락이 끊겼다고 말할 정도였다. 고지용은 젝스키스 해체 후 연예계와 단절했다. 회사를 경영하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며 일반인의 삶을 살았다.
그랬던 고지용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젝스키스의 ‘무한도전’ 하나마나 콘서트에서였다. 홀로 정장을 입고 멤버들 옆에 선 모습만 봐도 모두가 찡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6개의 수정이 비로소 완성된 모습이었다.
16년 동안 일반인의 삶으로 돌아간 그가 무대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절대로 쉬운 선택은 아니다. 특히나 이날 촬영된 하나마나 콘서트는 이번 주 토요일 전파를 타고 시청자들에게 공개된다. 고지용으로서는 16년 만의 무대이자 16년 만의 방송 출연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무한도전’은 어떻게 고지용을 섭외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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