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중기와 진구가 지난 14일 종영한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를 통해 여심을 사로잡은 완벽한 ‘슈퍼 히어로’로 탄생했다. 이 드라마는 배우들의 열연뿐 아니라 시청률 면에서도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는데 ‘태양의 후예’가 이렇게 성공한 이유는 시청자들의 연애 심리를 만족시켜줬기 때문이다.
가장 큰 성공요인은 송중기-송혜교, 진구-김지원 커플의 멜로를 통해 시청자들이 환상에 젖어들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날 방송된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 마지막 회에서 유시진(송중기 분)과 강모연, 서대영(진구 분)과 윤명주 커플이 재회하면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최근 복수나 불륜 등 막장을 소재로 한 피곤한 드라마들과 달리 ‘태양의 후예’는 팍팍한 삶에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우울한 일상에서 잠시나마 탈출해 행복한 사랑을 꿈꿀 수 있는 환상을 가져다줬다. 전형적인 판타지 멜로드라마를 보면서 대리만족과 ‘심쿵’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나바지오 해변이 있는 그리스 자킨토스시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장소와 액션과 전쟁 등 화려한 장면들은 시청자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며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했다.
사실 로맨스 드라마라 하면 10대에서 30대 초중반까지를 타깃으로 하는데, ‘태양의 후예’는 나이를 불문하고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스토리로 접근했다.
또 뛰어난 외모를 가진 배우들과 짧은 분량에도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는 캐릭터들을 다수 살려 중년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효과를 얻게 됐다. 이 같은 현상은 중년여성들도 ‘엄마’나 ‘남편의 아내’가 아닌 ‘여자’로서 로맨스 판타지를 키워가며 심장 떨림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줬다.
잘생긴 남자와 예쁜 여성의 달달한 로맨스. 시청자들은 현실에서 성취하지 못했던(또는 힘든) 희망이 달성된 것처럼 상상하고 즐거워하며 만족을 취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강모연(송혜교 분)과 윤명주(김지원 분)를 마친 자신이라고 상상하면서 대리만족을 얻은 것이다. 판타지 드라마는 이렇듯 시청자들이 일상에선 얻을 수 없는 기회를 등장인물들이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긍정적인 기능을 지닌다.
김은숙 작가가 소재나 내용적으로 더욱 더 개성 있는 서사를 엮은 로맨스 드라마를 내놓아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길 기대한다./ purplish@osen.co.kr
[사진]'태양의 후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