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는 ‘갑’을 향한 ‘을’들의 반란을 통쾌하게 그린 스토리가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면서 주현 작가가 매회 탄생시키는 ‘사이다’ 대사도 시청자들의 가슴을 뻥 뚫어주고 있다.
“꿇으러 온 게 아니라 끊으러 온 거다”, “방어적 비관주의다”, “직원들은 자존심보단 밥 그릇 지켜주는 상사를 원합니다”, “당신 똥 치워줄 사람 딴 데 가서 알아봐” 등 주현 작가가 그동안 선보인 미치도록 현실적인 대사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강하게 때렸다.
주현 작가는 “대사는 실생활에서 쓰는 말 그대로인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익숙한 말들을 살려서 쓰는 대사가 가장 와 닿는 것 같다. 멋 부린 대사를 썼다가고 나중에 지우기 일쑤죠. 하지만 대부분의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대사 한 줄 한 줄 만드는 것이 엄청 어렵더라고요”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이번 ‘욱씨남정기’ 같은 경우는 ‘을’과 관련한 책들을 많이 읽고 영감을 얻기도 했어요. 남정기가 말한 ‘나는 소심한 방어적 비관주의자’라는 말은 소심해서 소심한 것이 아니라 본인을 방어하기 위해 소심하다는 어느 책의 내용이 크게 와 닿아서 썼어요. 약간의 라임을 맞추려고 했던 대사들은 고민을 많이 해요. 시청자들이 대사를 듣는 재미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대사를 만들고 싶으면 많은 고민을 하게 돼요”고 전했다.
주현 작가는 ‘욱씨남정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2회에서 남정기(윤상현 분)가 옥다정(이요원 분)에게 “상관없으시잖아요. 그냥 모른 척 눈감아주면 되잖아요. 그냥 그렇게 하세요. 원래 다 그런 거잖아요. 을이라고 해서 부당한 것을 모르지 않는다. 자존심이 지키자면 을도 되지 못하는 세상이 아닌가 말이다”라는 대사를 꼽았다.
주현 작가는 “이 대사 쓸 때 가슴이 아팠어요. 또 최근에 한영미(김선영 분)가 말한 ‘자부심은 내 자식이 지키면 되니까 나는 개처럼 벌어서 내 자식 키우겠다’라고 말하는 신 역시 가슴이 아팠죠. 저도 그리 생각한 적이 있었죠. 김선영 배우가 너무 잘해줬어요”고 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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