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버라이어티에 최적화된 나영석 PD의 tvN 예능 ‘신서유기’가 시즌2로 돌아왔다.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이 그대로 출연하고 입대한 이승기가 빠지면서 안재현이 새롭게 등판했다. 시즌1이 실험정신으로 시작했었다면, 시즌2는 노하우를 통해 만반의 준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신서유기2’의 리더인 강호동은 15일 오후 2시 서울 임피리얼팰리스 호텔 셀레나홀에서 열린 tvNgo 예능 ‘신서유기2’ 제작발표회에서 “일단 시즌1과 시즌2의 다른 점은 브레인이던 이승기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2 ‘1박2일’시절부터 브레인으로 자리 잡았던 이승기는 늘 모든 퀴즈의 정답을 맞혔고 형들을 이끄는 ‘어린 리더’로서 활약했다.
나영석 PD는 안재현을 발탁한 이유에 대해 “올 초에 이승기 씨와 ‘촬영을 한 번 더하자’고 계획을 세우던 중에 군대에 가게 됐다. 그래서 후임을 찾던 중에 승기 씨에게 추천 받은 안재현 씨를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이승기 캐릭터와 똑같은 후임을 찾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180도 다른 새로운 인물을 찾아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나 PD는 “승기 씨가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를 할 때 안재현 씨 얘기를 했었는데 심성이 곱고 착했다고 하더라. 또 조근 조근 말하지만 은근히 웃긴다는 얘기를 들었다. 모험을 한다는 생각으로 발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호동과 이수근, 은지원은 안재현에 대해 이승기와 달리 “일반 상식이 보기보다 많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아 웃음을 더했다. 세 사람은 “그러나 시간이 지나 (안재현이)몸이 풀리니까 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쳤고, 두뇌가 무서울 정도로 좋아지더라. 이 친구가 무서울 정도였다”고 소개했다.
새 멤버로 발탁된 안재현은 “나영석 PD님을 평소 신뢰하지 못해 약부터 과자, 속옷 등 모든 것을 챙겼다. 근데 그런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더라.(웃음) 저는 당시 카메라가 있는지도 몰랐다. 여행에 앞서 가방을 싼 것은 정말 잘한 일이 아닌가 싶다. 형들에게 의지하고 감독님을 경계했는데 여러 차례 난관에 부딪혔다. 그래도 정말 재미있더라. 에피소드들이 어려움-재미의 반복이었다”고 말했다.
나 PD는 “납치와 같은 것을 기획한 이유는 단순하다. 시청자들이 보고 재미있게 즐겨달라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다. 비록 짓궂기도 하지만 재미를 위해 그런 일들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웹 예능판으로 제작됐다가 반응이 좋아 TV로도 방송을 이어갔는데, 이번에도 웹판과 TV판을 따로 준비했다. 매체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연령대와 선호 채널을 고려해 TV판과 웹판을 준비한 것.
신효정 PD는 “시즌1은 노하우가 없는 상태에서 맨땅에 헤딩해보자는 심정으로 했었다. 당시 소수정예로 시작을 했는데 길이나 전체 편수가 많이 나오진 않았었다”며 “이번엔 노하우도 쌓였고 재미있게 해보면 더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분량이 더)많이 나왔다. 풍성한 내용으로 많은 그림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예고했다.
시즌2의 부재는 언리미티드. 이에 “TV로 볼 수 없었던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구애 없이 재미있게 보여줄 수 있다는 취지에서 붙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을 ‘1박2일’의 원년 멤버인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가 투입해 폭발적인 인기를 불러 모은 ‘신서유기’는 누적 조회수가 5천만 건을 넘어섰다. 또 중국 포털사이트인 ‘QQ’에서도 누적 조회수 5천만을 넘어 웹 콘텐츠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얻었다. 신 PD는 “이번엔 지난 시즌의 반만 나와도 행복할 것 같다”고 비교적 자신감 없는 태도를 보였다.
시즌1에서 이승기가 삼장법사였다면 이번엔 이수근이 그 역할을 맡았다. “제가 삼장법사가 됐는데 혹시 법사의 탈을 쓴 손오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2의 삼장법사는 대우 받지 못하는 삼장법사였다”며 “예전엔 법사인 승기가 법인카드를 마구 긁었는데 저는 1원 한 푼 쓴 적이 없다. 돈이 들어있었지만 비밀번호 3회 오류로 돈을 쓰지 못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신서유기2’는 19일 오전 10시 네이버TV캐스트를 통해 첫 공개되며, TV판은 22일 오후 9시 5분 방송될 예정이다. 웹은 시청층이 넓은 TV에 비해 규제가 적었는데, 방송통심심의위원회는 향후 온라인에도 엄격한 규제를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나 PD는 웹 콘텐츠 규제에 대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창작자들의 자율적인 필터링이든, 명문화된 규제든 필요하다. 하지만 TV와 웹이라는 장르는 다르다”며 “웹이라는 장르는 앞으로도 더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 만드는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필터링할 수 있는 부분을 믿어주면 만드는 사람들이 좀 더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고 대한민국의 콘텐츠가 강해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