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어느새 '국민남편' 되기까지 [인터뷰]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4.16 10: 46

 사람이 말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배우 송중기는 돌아가는 법이 없었고, 솔직했고, 또 성실했다. 자신의 일에 대한 확신과 프라이드가 있었고,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믿음이 있었고, 시청자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있었다. 이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그의 ‘뚝심’이다.
송중기는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KBS 2TV ‘태양의 후예’ 기자간담회를 통해 3개월 동안 분했던 ‘유시진’ 역을 떠나보냈다. 이 자리에서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실제 그의 연애관, 앞으로의 그의 행보 등 인간 송중기를 엿볼 수 있었다.
신드롬급 인기였다. ‘태양의 후예’를 통해 송중기는 국내를 넘어 중화권에서도 ‘국민남편’이라고 불릴 만큼 한류스타로 급부상했다. 성공적인 복귀작이라는 의미에 배우 본인에게는 ‘꽃미남’에서 ‘진정한 남자’의 이미지로 거듭나게 된 소중한 작품이 됐다.

이처럼 인기를 얻은 후에는 확실히 모든 상황이 달라지는 법이다. 그럴수록 단단한 멘탈이 중요한데, 송중기는 담대했다. 자신의 일에 대해, 자신이 감내해야 하는 것들에는 확실히 그랬다. 그것이 자신의 주변 사람에게 피해가 간다면 망설이지 않고 직진해서 말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면서도 답변마다 신중하게 또 성실하게 말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다음은 송중기와 나눈 일문일답
-경제, 사회 여러 분야에서 송중기 이름이 언급되고 있는 기분은 어떠한가.
배우로서 제 일을 한 것뿐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텐데 다양한 분야에서 언급이 된다면, 그게 제가 가진 짐이라면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부도 해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책임감이 따른다.
-중국에서는 국민 남편이 되셨다.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많이 들리더라. 진짜 박장대소하면서 웃은 적도 많다. 정말 진심으로 영광이고 그게 다 드라마를 사랑해주시니까 생기는 에피소드들이라고 생각한다. 들뜨려고 하고 있지 않다. 제 성격이 워낙 그런 편이라 웃고 넘기는 부분들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드라마가 사랑받으니까 별일들이 다 생긴다.(웃음)
-‘늑대소년’에서 ‘태양의 후예’로 가기까지 배우로서 진화된 부분은 무엇인가.
실제로 군대에 가 있었기 때문에 그 시간이 연기에 묻어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손현주 선배님이 해주신 말이 있다. 일반사병들과 2년 동안 몸 부대끼면서 지내보라고 하셨다. 배우를 떠나서 인생에 도움 될 거라고, 배우로서도 얻는 게 많을 거라고 하셨다. 결론적으로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이 직업을 살면서 못 느꼈던 것들을 군대에서 느꼈던 게 가장 컸다. 공교롭게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진 부분도 있다. 앞으로 제 연기에 묻어날 거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군대 잘 다녀왔다고 생각한다.
-유시진은 남자들의 적인가, 영웅인가.
결혼한 친구들도 저에게 많이 뭐라고 해가지고 그렇지만..(웃음) 제가 연기했는데 적이라고 하긴 그렇지 않겠나. 히어로는 솔직히 부담스럽고 정말 멋진 놈이다.
-멜로 연기 비결이 뭔가.
비결이라기보다는 무조건 기본적으로 중요한 건 책이다. 책대로만 표현하면 된다. 그래서 대본을 제일 중요시 여기는 편이다. 이 대사, 이 장면, 다음 회에 나오는 이 장면을 왜 썼을까 작가님 입장에서 입장 바꿔서 생각할 때가 많다. 또한 아무래도 제 평소 모습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을까. 웬만하면 멜로할 때 느끼하게 하지 말자고 생각한다. 비결까지는 그럴지 몰라도 제 소신인 것 같다.
-그렇다면 송중기의 평소 연애스타일은 어떤가.
이렇게 해야 내 여자가 좋아한다는 걸 많이 배웠다. 작가님께서 만들어주신 거지만 많은 여성시청자분들이 왜 유시진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했는지 다 알 것 같다. 남자친구에게 듣고 싶은 말들 아닌가. 그런 점에서 제가 오히려 많이 배운 것 같다. 유시진과 제가 만약 비슷했다면 엄청난 사랑을 받지 않았을까. 유시진 같은 남자가 진짜 있을까. 작가님 말씀처럼 판타지 같은데 저도 많이 배웠다.
-작품하면서 스캔들도 날 정도였는데 이상형의 변화가 있나.
변함없이 현명한 여자라고 생각한다.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 않나 싶다.
-본인의 인성적인 매력은 뭘까.
제 스스로 말씀드려도 되는 부분이 맞는 걸까.(웃음) 드라마에서 강모연 선생님 어머니를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제가 보수적입니다’라는 그 대사가 와 닿았다. 실제로 제가 보수적이다. 촌스럽고 클래식한 면도 있다. 그래서 이 성격이 이 세계와 맞을까 고민도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일수록 더 제 색깔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누가 보면 오지랖이라고 할 수 있겠다만 같이 함께 하려고 하는 성격이 있다. 길게 얘기하려고 하니 스스로 부끄럽다.
-엊그제 투표는 하셨나.
일단 속상하다. 가족들이 너무 많이 언론에 노출되고 (열성팬의 경우) 저의 집에도 막 들어오시고 제가 감당해야할 몫이라고 하기에는 저도 좀 슬픈 부분이 있다. 정중하게 제 개인적인 것들은 저도 양해를 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투표 같은 경우도 제 개인적인 일이라서 회사랑 얘기한 적도 없다. 제 전 여자친구 사진까지 돌고 속상하다. 개인적인 일이라 죄송하다.
-함께 연기했던 배우들에게 어떤 도움을 받았나.
도움 받은 분들이 많다. 그중 강신일 선생님과 촬영하다가 제가 엎어졌던 작품이 있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뵐 수 있었고 처음 번호를 교환하게 됐다. 선생님께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는데 집에 와서 뭉클해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제 개인적으로 여운을 가져가고 싶어서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도움이 많이 됐다.
아무래도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낸 분은 혜교누나인데 굉장히 많이 도움 받았다. 전 넘을 수도 없는 선배님이신데 이 분이 이 위치에서 계속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이분이 괜히 송혜교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 배우들이 연기하다보면 혼자 연기하는 사람이 있고, 상대에게 주는 사람이 있는데 실제 성격이 나온다고 느낀다. 혜교누나는 굉장히 배려하는 스타일이다. 성격도 워낙 담대하신 편인 것 같다. 후배 입장에서 배워야 할 점이 많다.
진구 형 얘기 안할 수 없는 게 영화 많이 작품 굉장히 많이 하셔서 그런지 그 형님의 여유로움이 있다. 제가 뭘 해도 다 받아주는 자세가 있다. 나도 후배와 연기하면 저렇게 받아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차기작 ‘군함도’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군대도 제 인생에 안 올 줄 알았다. 나이 먹고 자연스럽게 군대가 왔고 그런 개념으로 군인 역할도 오더라. ‘태양의 후예’도 그렇고 ‘군함도’도 책을 재밌게 봤다. 이번엔 독립군 역이다.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유시진과는 비슷하지만 다른 면이 있다. 재밌을 것 같다. 내년 개봉이라서 유시진을 사랑해주신 분들에게는 1년 뒤에 인사드리게 됐지만 또 다른 모습이 있을 것 같아서 저도 설렌다. 작품이 워낙 좋아서 ‘군함도’는 저도 개인적으로 기대된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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