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태후' 송송커플, 벌써 시즌2를 기다리지 말입니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4.16 08: 27

지난 3개월 내내 안방극장은 온통 '태양의 후예' 열기로 가득 찼습니다. 지난 해 '응답하라 1988'로 시작된 드라마 신드롬이 '시그널'을 거쳐 '태후'까지 이어진 것이죠. 이렇게 3개의 드라마가 연속해서 국민 드라마로 회자될 만큼 인기를 모았던 건 대한민국 방송사에서 흔치않은 일입니다. 특히 '태후'는 케이블의 위세에 눌려 '음메 기죽어'하던 KBS와 지상파의 자존심을 살리는 초대형 홈런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태후'가 막을 내렸다고 신드롬도 함께 끝난 걸까요. 이미 송중기의 멋지고 빼어난 군복 맵시에 마음을 모두 빼앗긴 아시아 여심은 쉽게 회복되지 않을 전망입니다. 벌써부터 송중기를 다시 보고 싶다는 하소연들이 여기저기서 새어나오는 중이니까요. 중국에서 최고의 한류미녀 자리를 지켜온 송혜교도 그렇고요. 여기에 구원커플까지. 
'태후' 3개월은 곧 신기록의 연대기입니다. 19%대로, 요즘 방송가 분위기에서는 꽤나 높은 시청률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20%, 30% 고지를 차례로 정복하더니 급기야 40% 코앞까지 갔습니다. 아쉽게 마지막 회에서 38.8%에 그치기는 했지만 앞으로 다시 보기 힘들 스코어임에는 틀림없습니다. 30% 돌파마저 '해를 품은 달'이후 4년여 긴 시간이 흐른 뒤에야 가능했던 경사니까요.

'태후'는 '시크릿 가든' '파리의 연인' 등으로 로맨스 코미디의 한 획을 그은 김은숙 작가의 작품입니다. 이번에도 예외없이 귀에 쏙쏙 들어어는 유행어들을 뿜어내며 시청자를 사로잡은 언어의 마술사죠.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촌티'의 극치로 천대받았던 군대식 '다나까' 어법을 사나이다운 말투로 바꾼 김 작가의 글솜씨는 마치 마술을 보는 듯 합니다.
김 작가는 전작들에서 즐겨 다뤘던 대도시와 재벌을 떠나 이번에는 전쟁의 후유증이 남아 있는 가상의 국가 우르크로 우리를 안내했습니다. 조국을 지키는 군인과 인간미 넘치는 여의사의 사랑과 갈등, 그리고 액션으로 가득찬 드라먀였죠. ‘파리의 연인’을 통해 신데렐라처럼 데뷔하고, ‘온에어’, ‘시크릿가든’, ‘신사의 품격’ 등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와 ‘드림하이’, ‘학교2013’, ‘비밀’ 등을 연출한 이응복 PD가 손을 잡았습니다. 
드라마의 완성도가 높았던 배경 가운데 하나는 '태후가' 사전 제작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라는 점입니다. 무려 130억 원의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휴먼 멜로 블록버스터고요. 늘 쪽대본 파동과 시청자 입맛에 따른 시나리오 수정이란 암초에 걸려 좌초하던 국내 드라마의 한계를 돌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완성도 높은 이야기, 김은숙 작가의 직설적이어서 설레는 로맨스, 남녀 주인공인 송중기와 송혜교의 두근거리는 조합이 안방극장을 결국 꽉 움켜쥐었습니다. 드라마가 끝난 다음까지도 말이죠.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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