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프로그램, 악성댓글, 악마의 편집 등 자극적인 수식어가 늘 붙어다니던 엠넷 '프로듀스 101'이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그 안에는 치열하게 경쟁하는 1, 2, 3위 경쟁자들이 아닌 앳된 소녀들이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그것도 자극없이 말이다.
'삼촌팬'을 정확히 겨냥한 똑똑한 속편이었을까. 아니다. 수많은 이들의 시선과 평가에 힘들었을 어린 소녀들에게 바치는 제작진의 수줍은 선물이다.
15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엠넷 '프로듀스 101' 특별방송분에서는 '서바이벌 그 뒷이야기'가 방송됐다. 이날 방송분은 프로그램 인기에 힘입은 것으로 그간 시청자들을 위한 서비스 분량과 비슷했다.
덕분에 걸그룹 아이오아이(I.O.I)로 뽑힌 멤버 중 1, 2, 3위로 선정된 전소미, 김세정, 최유정 중심으로 꾸며졌는데 방송에서 볼 수 없던 무대 뒤 모습들이 주를 이뤘다.
항상 춤과 노래로 경쟁하던 이들은 함께 어울렸다. 대형 소속사 출신으로 다른 연습생들에게 외면받았던 느낌을 자아냈던 전소미는 털털한 성격으로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 엑소를 좋아한다며 소녀팬 다운 매력도 강조했다.
소심하고 눈물이 많았던 최유정 또한 다양한 성대모사를 보여주며 연습생들에게 웃음을 줬다. 무대 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세정 또한 김소혜를 살뜰히 챙겼다. 김세정은 줄곧 김소혜와 연습을 함께 했고 김소혜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귀엽다"를 연신 연발했다.
세 사람의 무대 뒤 모습을 비하인드 스토리로 녹여낸 이유는 최근 OSEN과 만난 '프로듀스 101'의 연출자 안준영 PD의 이야기에서 엿볼 수 있다. 그는 당시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101명의 연습생에게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다고 털어놨었다. 걸그룹에게 관심조차 없었다던 그는 '프로듀스 101'을 시작한 뒤 '삼촌팬'이 됐다고 했다.
안 PD는 당시 방송 내내 그들을 따라다닌 자극적인 악성댓글 및 부정적 기사를 언급하며 "연습생 아이들이 아무래도 연령대가 어려서 작은 비난에도 상처를 받았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제작진이 굉장히 미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친구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는 건 아닌지 아직도 마음에 걸리고 데뷔한 친구들 뿐 아니라 여전히 연습하고 있는 모든 101명의 친구를 마음 깊이 응원하고 있다"며 애정을 보인 바 있다.
해당 '프로듀스 101' 스페셜 방송분도 제작진의 애정이 듬뿍 담긴 연장선일 터. 악마의 편집도 천사의 편집으로 바꾸는 아이오아이, 소녀들의 힘이다. /sjy0401@osen.co.kr
[사진] '프로듀스 101'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