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기억’ 이성민, 이보다 더 슬픈 남자 있을까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4.16 09: 20

 이성민을 바라보고 있으면 눈물이 난다. 그는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일 수 있는지, 그러면서도 죽음 앞에선 나약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며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물음을 던진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박태석을 연기하는 이성민이 연기는 하는 것이 아니라 몸에서 배어나오는 것이라는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tvN 금토드라마 ‘기억’(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은 알츠하이머를 선고받은 로펌 변호사 박태석이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끝내 지키고 싶은 삶의 소중한 가치와 가족애를 그린 드라마다. 이성민은 성공했지만 알츠하이머를 앓게 된 대형 로펌 소속 에이스 변호사 박태석 역을 맡아 실감나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9회에서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을 안 태석이 점점 사라져가는 기억과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태석은 이날 전처 나은선(박진희 분)의 집으로 귀가해 그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물론 은선은 태석이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자신의 행동에 충격을 받은 태석은 예측할 수 없는 자신의 행동에 가슴 아파했다.
그는 “머리는 자꾸 기억을 지우는데, 마음은 자꾸 기억을 떠올린다. 죽도록 잊고 싶었던 일들을 마음이 기억한다. 고장 난 건 머리인데 왜 아픈 건 마음인지 모르겠다”는 대사를 통해 시청자들이 함께 태석의 아픔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혹시 나도 알츠하이머에 걸리진 않을까’하는 우려 섞인 마음으로 연기에 몰입하게 만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할 큰 성공을 거뒀지만 갑작스럽게 일상 속으로 찾아온 변화로 인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태석이, 현실 속 시청자들에게 반성하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세상 어느 집이든 꼭 한 명은 있을 법한 살아있는 캐릭터로, 바로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이성민의 캐릭터 해석력은 늘 옳다. 요령을 피울 줄도 모르고 무던히 노력해온 그의 연기 열정이 배우 이성민을 만들어온 힘이다. 웃고 울다가 다시 지독한 외로움에 떠는 굴곡 많은 내면연기, 날카롭게 파고드는 특유의 발성법도 놀랍다. ‘기억’ 박태석 캐릭터로 이성민의 열정을 온몸으로 체감케 한다./ purplish@osen.co.kr
[사진]‘기억’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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