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욱씨남정기’가 이 시대 ‘을’들을 위로하는 법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6.04.16 11: 00

‘욱씨남정기’가 갑을관계는 물론이고 직장 내 성희롱, 워킹맘의 비애까지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그려 시청자들을 소름끼치게 하면서 사이다 전개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뻥 뚫어주고 있다.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극본 주현, 연출 이형민)는 대기업 화장품 회사의 하청만 했던 중소기업 러블리코스메틱이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그려지는 갑과 을의 관계를 비롯해 직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상당히 리얼하게 담아 시청자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욱씨남정기’가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극도로 현실적인 우리네 삶을 다루고 있어 가슴 한쪽이 답답해지고 먹먹해지긴 한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 속에서 통쾌한 결과로 답답한 시청자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뻥 뚫어주고 있기 때문.

‘욱씨남정기’가 내놓는 결과는 ‘판타지’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이상적인 해결책을 보여주긴 하지만 현실에서 꼭 불가능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청자들을 위로해주는 매력이 있다. 현실적으로 언제쯤 실현될 수 있는 일인지 모르지만 직장 내 성희롱이든, 워킹맘의 고충이든 ‘욱씨남정기’가 해결하는 방법이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 조금이라도 고단한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앞서 직장 내 성희롱 이슈를 다루며 신팀장(안상우 분)이 장미리(황보라 분)의 정규직 전환건을 손에 쥐고 장미리를 술자리로 불러 성희롱 하고는 모른 척하고 단 둘이 술 마시며 ‘갑질’을 하다 스킨십을 시도하는 내용은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신팀장 같은 사람은 직장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인물들이기 때문.
‘욱씨남정기’는 이런 파렴치한 신팀장을 눈 감고 넘어가지 않았다. 보통 현실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벌어지면 피해자가 참고 넘어가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욱씨남정기’는 신팀장에게 직위해제 3개월, 감봉 6개월 처분을 내렸다. 진실이 이기는 순간이었다.
지난 15일 방송에서는 한영미(김선영 분)가 워킹맘으로서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워킹맘인 한영미는 아들에게 맛있는 걸 먹이고, 예쁜 옷 입히려고 매일 전쟁같이 사는데 남편은 한영미에게 “너가 키웠냐, 어머니가 키웠지, 너는 엄마 자격도 없다”라고 하질 않나, 옥다정(이요원 분)은 그런 한영미를 전혀 이해하지 않았다. 이뿐 아니라 신팀장, 조사장(유재명 분)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오느라 늦은 한영미에게 “이래서 애 엄마란”이란 반응을 보였다.
육아에 일까지, 거기다 이해해주는 사람 하나 없이 살아가는 한영미에게 현실은 너무 가혹했다. 하지만 ‘욱씨남정기’는 한영미의 고단한 처지를 가만두지 않았다.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깨달은 옥다정 본부장이 남봉기(황찬성 분)에게 일당을 주며 한영미의 아이를 봐달라고 한 것. 이에 한영미는 더 이상 지각을 하지도 않았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욱씨남정기’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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