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긴 봄인가보다. 손재주도 좋아서 집에서 이것저것 하며 혼자서도 참 재밌게 살던 개그우먼 이국주도 꽃놀이를 희망한 것을 보면 말이다. 그리고 브라운관을 타고 봄기운이 안방에도 전달됐나보다. 함께 꽃놀이를 떠난 이국주와 김영철의 모습은 마치 ‘나 혼자 산다’가 아닌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는 기분을 들게 했으니까.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이국주가 봄을 맞아 꽃놀이를 기획했다. 이왕이면 무지개 회원들과 함께 하고 싶었던 바. 단체 대화방에서 회원들을 불러내려고 했는데, 응답한 사람은 김영철이었다.
사실 이국주가 꽃놀이를 기획한 데에는 짠한 사연이 있다. 10년 동안 방송활동을 하면서 꽃놀이를 보러가지 못했던 것. 심지어 요 몇 년 사이에 ‘대세녀’로 떠오르면서 더 활발한 방송활동 중이라 더욱 바쁠 터이다. 꽃처럼 피어오른 시기를 살고 있으면서 정작 꽃은 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도 스스로 꽃이 피는 시기에 대해 “여의도에 차가 막혀서 스케줄에 늦을까봐 한 시간 일찍 출발한다”고 설명할 정도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뚝딱 도시락을 만들고, 개나리 같은 노란색 옷을 입고 놀이공원으로 향했다. 마침 김영철도 노란 스웨터였다. 이국주의 무거운 가방을 바로 받아들더니 “이런 건 남자가 하는 거다”며 남자다운 모습을 보였다. 남들이 보면 오해하겠다는 말에 김영철은 “개그 짜러 온 줄 알겠지”라고 맞받아쳤지만 이후 펼쳐진 모습은 오해할 법도 했다.
단 하루였지만 가상 데이트라면 가상 데이트였다. 평소 연인과 놀이동산에서 이루고 싶은 로망을 실현한 것. ‘리허설’이라고는 했지만, 손잡고 어깨동무하는 모습이 제법 다정해 보였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연인 케미스트리(조합)가 빛났다. 상황은 역전됐다는 점이 예능 프로그램답게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놀이기구가 무서운 김영철은 이국주에게 매달려 바이킹을 탔고, 김영철은 한 개를 못 맞춘 사격을 연달아 명중했던 것.
다정한 두 사람의 놀이동산 데이트에 시청자 반응도 뜨겁다. 마치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는 것 같다며 새 커플로 합류하는 것은 어떻겠냐는 것. 이 커플이 만약 ‘우리 결혼했어요’에 합류한다면, 김숙과 윤정수 커플을 이어 역전된 남녀 관계를 보여주는 커플이 되지 않을까. / besodam@osen.co.kr
[사진] '나혼자산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