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욱씨남정기'는 어떻게 '공감백배' 드라마가 됐나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4.16 10: 25

버릴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민폐라고만 생각했던 백수동생 황찬성까지 제 몫의 일을 해내며 시청자들에게 큰 위로를 전하고 있다. 특히나 현실 공감을 일으키는 이야기들과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속시원한 외침은 '욱씨남정기'의 큰 매력으로 손꼽힌다.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는 '사이다녀' 옥다정(이요원 분)과 소심끝판왕 남정기(윤상현 분)을 중심으로 한 갑을 관계를 그려내고 있는 드라마다. 대기업 화장품 회사의 하청만 했던 중소기업 러블리 코스메틱이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들은 너무나 현실적이라 공감을 일으키는 한편, 욱하는 옥다정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자신의 직장에,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살고 싶지만 현실은 너무나 팍팍하다. 계약을 따내기 위해서라면 갑에게 고개 숙이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불필요한 접대도 매일 해야만 한다. MD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저질 체력에도 불구하고 마라톤 대회에 뛰어드는 건 기본. 정시 퇴근은 고사하고 휴일에도 회사로 달려나가는 건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돌아오는 건 없다. 그래서 을은 늘 서럽기만 하다.

남정기를 비롯한 러블리 직원들은 이런 을을 대변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러블리의 사장 조동규(유재명 분) 역시 대기업 간부들 앞에서는 고개를 조아려야 하는 을일 뿐이다. 하지만 옥다정이 러블리 본부장으로 오면서 상황은 조금씩 역전되어 갔다. 을의 입잡에서만 살아가던 러블리 직원들은 조금 더 능동적으로 일을 해나갔고, 그 과정에서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
그러면서 러블리 직원들의 매력도 빛이 나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당이 땡긴다며 양갱을 우걱우걱 씹어먹는 조동규 사장부터 워킹맘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아낸 한영미(김선영 분), 철없어 보였지만 토닥토닥의 용기를 만들고 기뻐하던 장미리(황보라 분), 혼자남의 정석을 보여주던 박현우(권현상 분) 등 러블리 식구들은 저마다 짠한 사연을 가지고 시청자들의 무한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여기에 남정기의 백수 동생 남봉기(황찬성 분)까지 깨알 같은 매력 발산을 하고 있다. 매일 사고만 치는 구박덩어리에서 이젠 없어선 안될 정도로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 물론 다 용돈 벌이를 위한 일이기는 하지만 늘 사건을 해결해내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특히 지난 15일 방송에서 남봉기는 옥다정의 부탁을 받아 엄마 정복자(오지혜 분)의 간호를 하고 한영미의 아들 지호를 돌봐주는 등 반전 매력을 뽐냈다. 남봉기의 이 같은 활약은 옥다정이 겉모습과는 달리 얼마나 따뜻하고 배려심 많은 인물인지를 알게 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옥다정의 세 남편 역시 극을 더욱 쫄깃하게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는 옥다정의 세 번째 남편인 이지상(연정훈 분)이 사기 투자자로 등장해 러블리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옥다정과 이지상의 대립은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하는 극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 등이 조화롭게 잘 버무려진 '욱씨남정기'를 더욱 쫄깃하게 만들 것으로 보여 큰 기대를 모은다. /parkjy@osen.co.kr
[사진]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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