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톡톡] 세월호 참사 2주기, 그리고 이승환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6.04.16 10: 45

대한민국을 멈추게 했던 그날, 꽃다운 아이들이 미처 다 피지 못하고 바닷 밑으로 가라앉은 그날이 야속하게 또다시 돌아왔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은 오늘, 유난히 떠오르는 가수가 있다. 사회를 노래하는 작은 거인 이승환이 주인공이다. 
이승환은 사회의 크고 작은 일에 소신껏 자신의 의견을 내는 가수로 유명하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무료 콘서트 열었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의 목소리를 높였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매번 앞장서는 것도 그였다. 
SNS 글과 직접 행동하는 것 외에 이승환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노래로도 사회에 참여했다. 최근에 만든 신곡이 그렇다. 오는 21일 신곡 '10억 광년의 신호'를 발표하는 이승환인데 지난 14일 먼저 가사를 공개하며 팬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너에게 보낸다/ 가까스로/ 무의식의 진심을/ 너라는 우주로/ 10억 광년을 날아 네게 닿기를/ 단숨에 가로질러/ 너라는 빛으로/
나는 너를 공전하던 별/ 무던히도 차갑고 무심하게 널 밀어내며 돌던 별/ 너는 엄마와 같은 우주/ 무한한 중력으로 날 끌어안아 주었지/
네 마지막 신호/ 불안하게 뒤섞여 끊어지던 파동의 끝자락/
나는 너를 공전하던 별/ 무던히도 차갑고 무심하게 널 밀어내며 돌던 별/
너는 엄마와 같은 우주/ 무한한 중력으로 날 끌어안아 주겠지/
우리 이제 집으로 가자/ 그 추운 곳에 혼자 있지마/
날 용서해/ 널 사랑해/ 우리 이제 집으로 가자"
단연 돋보이는 가사다. 사람의 마음을 빛으로, 마음의 거리를 광년에 비유한 가사인데 멀어진 상대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과 그 그리움이 상대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오롯이 느껴진다. 
10억 광년은 인간이 절대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긴 시간과 먼 거리. 하지만 넓은 우주의 시공간에서는 찰나 혹은 아주 가까운 곳일 수 있다. 이승환은 이를 통해 '마음'과 '그리움'의 정서를 표현했다고 밝혔다. 
표면적인 해석은 이러하지만 팬들은 자연스럽게 세월호 참사를 떠올렸다. '마지막 신호', '집으로 가자', '추운 곳' 등의 표현이 수학여행에서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세월호 희생자들을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 
소속사 역시 가사와 함께 "'10억 광년의 신호' 가사는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지만 듣는 분에 따라 여러 다른 이야기로 전달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석의 여지를 남겨뒀다. 
오늘 같은 날 그의 노랫말이 유난히 가슴을 시리게 만든다. 세월호 참사 2주기, 그리고 이승환, 여기에 그의 노래까지. 따뜻한 봄날이지만 여전히 가슴 한 구석에는 차가운 바닷바람이 분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드림팩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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