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힙합의 민족’을 보면 조용한 듯 눈에 띄는 래퍼가 릴보이다. 예능감이 넘치지 않아 오히려 더 존재감이 묵직하다.
릴보이는 Mnet '쇼미더머니4' 당시 엄청난 인기를 모은 래퍼. 등장에서부터 지코, 박재범 등 많은 프로듀서들이 환호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순수한 듯 귀여운 얼굴에 '이히히히'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런 소년같은 모습과는 달리 무대를 시작하면 '씹어먹는' 반전매력이 상당했다. '쇼미더머니4'에서는 4강 문턱까지 올라갔던 바다.
이런 릴보이가 '힙합의 민족'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기대 반 호기심 반이었다. 진지한 가사와 파워풀한 랩으로사랑받는 릴보이가 약간은 병맛 코드처럼 보이는 이 프로그램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릴보이는 변함 없었다. '힙합의 민족'이 '쇼미더머니'와는 또 다르게 예능적인 색깔이 진하지만, 릴보이의 모습은 '쇼미더머니'의 래퍼 그대로였다. 그가 첫 방송에서 선보인 랩의 기본을 강조하는 가사는 진정성 있는 울림이 있었다. 힙합 문외한인 여덟 명의 할매들에게 어떤 꾸밈이나 기술보다도 중요한 것이 기본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그의 모습을 보며 재미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특히 뭔가 예능을 기대한 이들에게는 밋밋하고 심심할 수 있다. 할머니들에게도 인기가 없었다. 그는 기본을 강조하는 멋진 랩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들에게 표를 받지 못해 꼴등을 했다. 물론 다른 래퍼들 역시 쟁쟁하 것은 사실이지만 릴보이가 '쇼미더머니4'에서 초반부터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며 모든 힙합 프로듀서들의 러브콜을 받았던 것을 상기하면 사뭇 다른 풍경이다. 릴보이의 한결같은 모습은 이런 정반대의 모습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를 보는 대중의 즐거움은 비슷하다.
릴보이 측 관계자는 "릴보이는 자기의 무대 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고 무엇이든 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하겠다고 말 한 걸 묵묵히 열심히 하고 있을 뿐"이라고 전하며 프로듀서로서 공연의 완성도를 위해 욕심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힙합의 민족’은 지난 1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순항 중이다. /nyc@osen.co.kr
[사진] '힙합의 민족'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