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과 살인 등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다니면서도 계속해서 법망을 피해갔던 김범이 이번엔 제대로 한방을 먹고 말았다. 그래서 더욱 독해졌다. 알고봐도 소름돋는 그의 악행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김범은 SBS 주말드라마 '미세스캅2'(극본 황주하, 연출 유인식)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아무 죄책감없이 행하는 EL캐피탈의 대표 이로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빠른 두뇌 회전으로 누구보다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누구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드는 법이 없는 절대 악인이다.
자신의 악행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찰 고윤정(김성령 분)에게 "내가 죽였다"고 범행을 인정하기 일쑤. 그러면서 그는 재미난 게임이라도 하는 듯 늘 고윤정을 도발하곤 했다. 또한 비서인 백종식(최진호 분)을 이용해 모든 사건을 반전시키기 일쑤. 고윤정을 비롯한 강력 1팀은 늘 이로준을 법으로 응징하지 못해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난 16일 방송된 13회에서 고윤정은 이로준의 손을 잡은 뒤 죄책감에 자살을 한 차승호 사건을 끝까지 수사해 진실이 담긴 유서를 손에 넣었다. 이 유서에는 차승호가 신약을 구하기 위해 이로준과 손을 잡고 딸을 제 손으로 죽였다는 내용은 물론 이를 통해 이로준이 의료사고를 조작했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죽이는 것도 모자라 돈을 이용해 아버지가 딸을 죽이게끔 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폐륜적인 행동을 일삼고 있는 것. 물론 이로준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언급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고윤정은 다른 방법을 생각해냈다.
이로준이 그토록 목을 매던 병원 매각협정식날 수사발표를 하며 차승호의 유서를 언론에 공개한 것. 결국 이로준은 병원 매입에 실패했다. 김범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는 이로준의 심리 상태를 날카로운 눈빛과 웃고 있어 더 섬뜩한 표정 속에 담아내며 소름돋는 악인을 완성해냈다. 회를 거듭할수록 무서워지는 이로준에 완벽히 빙의된 그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이 이로준은 화가 나면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인물이라 그의 말, 그의 행동 하나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 게다가 방송 말미에는 민종범(김병철 분)과 고윤정 살해 계약까지 맺으며 더욱 강도높은 악행을 저지를 채비를 마쳤다. 과연 고윤정이 이로준의 마수에서 벗어나 그를 체포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미세스캅2'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