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 소녀가 이렇게 컸다. 이제는 어엿한 20살 숙녀다. 안방에 봄을 불러온 국악소녀 송소희의 이야기다. 비록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무대였다. 갓 스무 살이 된 상큼함이 넘쳤고, 스스로 율동에 도전한 무대였기 때문이다.
송소희는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에서 국민 트로트 작사가 김동찬의 노래 ‘사랑의 계절’을 불렀다.
무대에 앞서 송소희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 번째 무대로 나섰던 로커 김경호가 ‘돌팔매’로 무려 421표를 얻으면서 연승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마지막에서 두 번째 무대는 제법 좋은 순서로 꼽히는 바. 그녀 역시도 순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물론 421표가 첫 승부부터 나왔다는 건 놀라운 일이긴 했다. 419표의 허각을 이긴 첫 대결 고득점 신기록을 뛰어넘은 숫자였기 때문. 이 상황에서 송소희가 나섰는데, 송소희에게 기대를 걸어볼 정도로 그녀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한 명이었다.
부담되는 상황이었지만 송소희는 여유롭게 무대를 이끌어나갔다. 안무 없이 노래하던 그녀가 율동을 준비해 더욱 흥이 넘치는 노래를 선보였다. 대기실에서 안무를 혹여나 틀리거나 까먹을까봐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봄에 어울리는 상큼함으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던 것. 이를 지켜보던 배다해는 “저 나잇대를 넘겨버리면 나올 수 없는 표정”이라며 칭찬할 정도였다.
이날 방송에는 아주 어린 시절 나왔던 KBS 1TV ‘전국노래자랑’이 스쳐지나갔다. 정말 꼬마였지만 놀라운 노래 실력과 세련된 무대 매너, 떨지 않는 담력까지 그때부터 ‘끼’가 넘쳤다.
우리의 옛 노래를 부르며 그렇게 환하게 웃던 꼬마는 어느 덧 스무 살 숙녀가 됐다. 스무 살이 된 소감을 묻자 다른 것도 아닌 “국악 하는 친구들이 생겨서 좋다”는 것을 보면, 여전한 것은 국악을 사랑하는 마음인 듯싶다. / besodam@osen.co.kr
[사진] '불후의 명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