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셰프들에게 이런 표현을 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참 아기자기하다. ‘셰프끼리2’를 통해 스페인 맛 여행을 떠난 셰프들의 모습이 그렇다. 위계질서가 철저하다는 셰프 세계에서 선후배 할 것 없이 어울려 노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이들을 더 편하게 만든 건 여행이 만든 힘이 아닐까.
SBS플러스 '셰프끼리2'에서는 최현석, 오세득, 남성렬, 김소봉 셰프의 스페인 여행기를 그리고 있다. 셰프이다 보니 ‘식후경’이라는 취지로 현지의 음식을 맛보고 소개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데, 실제로 음식 문화뿐만 아니라 현지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현지의 문화도 알려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셰프라고 해서 어려울 것이 없었다. 오히려 프로그램은 자유롭게 셰프들을 풀어놓았고, 예능인보다 더 예능인 같은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서 편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출연진들이 즐기고 있느냐 아니냐는 시청자들이 가장 빨리 알아채곤 하는데, 이번 셰프들의 조합에 대해서는 호평이 지배적이다.
주로 최현석 셰프와 남성렬 셰프가 대결구도로 티격태격하며 웃음을 책임지고 있고, 오세득 셰프는 말로, 김소봉 셰프는 반전 소녀스러운 모습으로 저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분에서 셰프들은 스페인의 오지마을인 티엘베 마을로 향했다. 이때 오세득 셰프가 거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차였는데, 방해꾼들이 등장했다. 바로 최현석, 남성렬 셰프였던 것. 두 사람은 인터뷰에 아랑곳하지 않고 격투기를 하며 마치 소년들처럼 놀기 시작했다.
놀라운 반응은 이를 보고 있는 오세득 셰프과 스태프들의 표정이었다. 오세득 셰프는 마치 원래 그랬다는 듯 태연한 표정이었고, 스태프들은 두 사람의 모습을 카메라에 잡으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평소 카메라가 없을 때에도 얼마나 밝은 분위기로 녹화를 진행하고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
지금까지 여행을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은 많았다. 그러나 친해질 필요 없이 이미 친한 상태에서 떠나는 여행 프로일 경우 출연진들의 ‘케미스트리’(조합)는 이미 보장돼 있는 것. 이번 ‘셰프끼리2’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절친들이 떠나는 여행 프로는 옳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셰프끼리2'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