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를 훨훨 날아다니던 오빠들이 어느덧 서른 중반. 훨훨 날아다니기보단 숨이 찬 그들이었지만, 팬들과 만나기 위해 더 땀을 흘리면서 연습하던 오빠들이라 더 반갑다. 비록 카메라 앞에 선 것은 다섯 개의 수정이었지만, 16년 만의 재결합을 보는 것만으로도 뭉클한 젝스키스였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드디어 '토.토.가' 시즌2 젝스키스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어떤 만남의 과정이 있었고, 멤버들이 무대를 어떻게 연습했는지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10대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낯선 광경일 수 있었겠지만, 20대 후반 30대 시청자들에겐 더없이 반가운 추억여행이었다.
'무한도전'에서 공개된 것은 젝스키스 다섯 명의 연습 현장이었다. 해체 후 방송계를 떠나 새로운 일에 매진하고 있던 고지용은 후반부에 잠시 얼굴을 비췄다. 은지원을 비롯해 이재진, 김재덕, 강성훈, 그리고 장수원은 16년 만에 한 카메라 앞에 서서 젝스키스의 재결합을 논의했고, 시청자들은 텔레비전 안의 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노란색 우비와 풍선을 들고 열광하던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
물론 그 시절의 풋풋한 오빠들은 아니었다. 무대 위에서 연신 점프를 하면서 파워풀한 춤을 추던 젝스키스 대신 노래 한 곡만 소화해서 숨이 찬 모습이었다. 열심히 익혔던 안무는 아직 몸이 기억하고 있었지만, 종종 실수하는 모습이 웃음을 줬다. 노래의 90%를 소화하는 강성훈이 고군분투했지만 노래방 점수 95점을 얻어내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더 반가웠다.
젝스키스 다섯 멤버들은 16년 만에 팬들 앞에 서기 위해 연습에 총력을 기울였다. 16년 만에 연습실에 단둘이 있어 본다는 김재덕과 이재진은 춤을 추면서 힘에 부치는 듯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는데, 이 연습실 투샷을 보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겐 반가운 선물이었다.
단체로 안무를 맞추면서 관절로 고통으로 인해 비명(?)을 지르는 멤버들과 춤을 못 맞추는 장수원에게 버럭하는 은지원, 그러면서도 땀을 흘리며 팬들을 만날 준비를 차곡차곡 해내는 젝스키스. 그들은 여전히 빛나는 수정이었다. 그 시절 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는 없었지만 대신 여유와 친근함을 가지고 있었다. 잠깐 공개된 하나마나 콘서트에서 90년대 무대 의상을 입은 모습은 그래서 더없이 반가웠다. 비록 춤을 출 때 숨이 차서 힘들어하고, 점프의 높이도 다소 낮아졌지만 함께하기 위해서 다시 뭉쳤다는데 의미가 충분했다.
젝스키스의 '무한도전' 출연은 당초 게릴라콘서트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스포일러 때문에 무산, 하나마나 콘서트로 진행하게 됐다. 그만큼 젝스키스의 재결합, 그것도 '무한도전'에서 이뤄진 이들의 만남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 그 뜨거웠던 관심만큼 재미도 반가움도 두 배가 됐다. /seon@osen.co.kr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