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경규가 웬만한 무기로는 버티기 쉽지 않다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무려 3회 연속 시청률 최종 1위를 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점유율 역시 50%에 육박하는 기록이다. 더욱이 매회 새로운 주제로 방송을 하며, 프로그램 속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는 도전을 하고 있다.
이경규는 지난 16일 방송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 말을 타는 도전을 했다. 이미 ‘마리텔’ 첫 출연에서 강아지를 돌보는 것만 하는 날림 방송이었는데도 재미와 위안을 안겼던 그는 지루하다는 편견이 있는 낚시 방송으로도 빵빵 터지는 재미를 선사했다. 이번에는 말을 타며 수다를 떠는 구성으로 전반전 시청률 1위를 했다. 앞서 강아지를 돌보며 눕는 ‘눕방’, 낚시를 하며 떠드는 ‘낚방’으로 최종 시청률 1위를 했던 그는 이변이 없는 한 이번에도 최종 1위를 할 가능성이 높다. 점유율 역시 50% 가까이 된다.
이경규의 ‘마리텔’ 방송은 특별한 재주를 과시하지 않는다. 이경규는 자신이 출연했던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이었던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서 한 주 동안 하면 딱 좋을 구성을 이 프로그램에서 하고 있다. 늘 안방극장에 보여줬던 투덜거리거나 버럭 화를 내는 예능 캐릭터로 쉴 새 없이 떠드는데 시청자들은 이경규의 어떻게 보면 ‘날림 방송’에 강렬한 이끌림을 느끼고 있다.
이경규는 요리나 스타일링, 손재주로 시선을 끄는 다른 스타들과 달리 자신의 장기인 말솜씨를 내세운다. 그리고 그가 30여년 동안 쌓아온 버럭 화를 내고 투덜거리는 예능 캐릭터로 오롯이 이경규 하나 등장하는 쇼를 ‘마리텔’에서 펼쳐놓고 있다. 스타들의 개인 방송을 구성으로 하는 ‘마리텔’은 이경규로 매회 주제를 달리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어떻게 보면 국내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창시자이자 매회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무한도전’의 보급형 프로그램을 이경규와 ‘마리텔’이 하고 있는 셈이다.
박진경 PD는 지난 2월 OSEN과의 인터뷰에서 ‘마리텔’의 유연한 구성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앞으로 ‘마리텔’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 “프로그램 제목을 잘 만든 것 같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다보니까 뭘 해도 상관 없을 것 같다. 5개 채널이 아니라 1개 채널만 가지고 방송국 밖으로 나가서 로드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된다. 인터넷 플랫폼을 이용하면 결국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다”라고 말했다. 1개 채널을 가지고 로드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다고 한 박 PD의 계획이 이경규의 방송으로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
이경규는 30여년간 예능프로그램을 이끌면서 변화하는 방송 환경에서 살아남은 유연한 방송인이다. 그리고 젊은 감각이 뚝뚝 묻어나는, 그리고 살벌한 네티즌이 물어뜯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마리텔’에서도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주제로 웃음을 안기고 있다. 물론 그는 특별히 달라지지 않았다. 이경규라는 예능인의 색깔은 유지되고 있고, 그가 숱한 프로그램에서 했던 웃음 장치 역시 그대로다. 조금이라도 다르게 보인다면 5개 채널을 통해 온갖 방송 구성을 보여줄 수 있는 ‘마리텔’ 강점과 산전수전을 겪어 몸 속에 예능 웃음 장치가 체화된 이경규의 내공의 어우러짐이 상당히 좋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일 터다. / jmpyo@osen.co.kr
[사진] '마리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