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나를 돌아봐’의 기획 의도는 간단하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의 한자성어 ‘역지사지’(易地思之). 다른 사람이 되어 자신을 돌아보고 내가 했던 행동들이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보였을 지를 되짚어 보자는 것.
“tvN의 ‘SNL 극한직업-조영남 편’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실제 조영남 씨 매니저랑 친한데, 굉장히 착하고 순하신 분이죠. 저 역할을 기가 센 연예인이 한다면 어떨까 궁금하더라고요.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고요. 그걸 리얼로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프로그램 기획을 시작했죠.”
현재는 이경규와 박명수, 송해와 조우종, 박준형과 잭슨 커플(?)이 연예인과 매니저 역할을 하며 자신을 뒤돌아보고 있다. 위치와 상황이 뒤바뀐 이들이 함께 일상을 보내며 만들어지는 에피소드가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와 가장 부합한 출연자는 누구일까.
“이경규 씨를 보면 느끼는 부분이 있어요. 원래 사람들이 ‘버럭’하는 캐릭터로 생각해서 쉽게 다가오지 못했었는데, ‘나돌’ 이후에는 사람들이 어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먼저 따뜻하게 말을 걸거나 다가온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이들까지 만만하게 보는 거 같다고 기분 좋은 투정(?)을 부리기도 하셨어요.”
이경규는 ‘나를 돌아봐’를 발판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간 볼 수 없었던 친근감 있는 모습이 대중의 큰 호감을 산 것. 박명수 역시 이경규와의 ‘케미’를 통해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윤 PD는 이런 점들이 뿌듯하다.
“프로그램을 통해 박명수씨가 자신감을 찾은 거 같고 이경규 씨 또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발판을 닦으려고 하시는 거 같아서 그런 점들이 뿌듯해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보람차기도 하고요.”
송해와 조우종 아나운서 커플도 예능 ‘희귀템’이다. 좀처럼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 어려운 인물들.
“송해-조우종 커플은 정말 완전히 리얼 상황으로 가는 편이에요. 송해 선생님은 뭘 해도 호감이라서 연출을 할 것이 없어요. 시청자분들이 뭘 해도 재미있다고 해주시고요. 조우종은 뭘 해도 눈치 없이 하고..또 서로가 가깝고 친한데, 그런 점들이 좋은 호흡을 만들어 내는 거 같아요.”
엉뚱함으로 웃음을 주는 박준형-잭슨 커플은 한국말과 문화에 조금은 서툴고, 순박함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까지 갖췄다. 윤 PD는 이들에 대해 “기대되는 커플”이라며 “아직 더 보여드릴게 많은 분들이다. 1020세대, 젊은 층이 가장 좋아하는 커플이 바로 박준형-잭슨”이라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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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