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6년이라는 세월을 뚫고 돌아왔다. 과거 10대들의 '우상'이었던 아이돌 그룹 젝스키스가 MBC 예능 '무한도전'을 통해 완전체의 모습으로 한 무대에 오르게 된 것. TV를 통해서 쉬이 보지 못했던 멤버 이재진, 그리고 해체 후 멤버들과도 완벽히 단절됐던 고지용까지도 한자리에 모였다.
앞서 게릴라 콘서트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던 5명의 멤버(은지원 강성훈 김재덕 이재진 장수원)는 그 존재만으로 추억을 불러일으켰다. 화이트키스와 블랙키스로 나뉘었던 팀이나, '타도 H.O.T'를 외쳤던 풋풋한 기억, 또한 은퇴가 결정되는 과정과 진행, 그리고 이후 행적들이 파노라마처럼 쏟아졌다. 젝키의 무대에 열광하거나, 노래방에서 그들의 노래에 정신없이 뛰어봤던 이들이라면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연예계를 은퇴해 한 가정을 꾸린 고지용을 소환해내는 것도 이뤄냈다. 그야말로 '무한도전'과 유재석 등의 힘이다. 절대 성사되지 못할 것이라 여겨졌던 젝키가 한자리에 뭉치니, 완전체 H.O.T가 그리워지는 것 또한 당연하다. 지난해부터 젝키와 H.O.T의 컴백에 대한 이야기는 수차례 불거졌던 일. 각자의 사정으로 쉽사리 대중 앞에 서지 못했던 젝키가 먼저 '무한도전'을 통해 팬들을 다시 만나자, 다음 시선은 H.O.T에 쏠렸다.
올해는 더욱이 H.O.T의 데뷔 20주년이기도 하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을 통해서 젝키와 H.O.T의 신드롬에 가까운 과거의 인기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또한 최근 과거 한팀으로 활동했으나 각자의 길을 걷던 이들이 '무한도전-토토가'를 비롯해 '슈가맨' 등을 통해 재소환 열풍이 불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H.O.T의 컴백 이벤트를 위한 멍석은 깔아질 만큼 깔아졌다. 젝키의 이번 결합은 특히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여지는 상황. 앞서 젝키와 H.O.T는 서로를 언급하며 '컴백하면 함께 컴백하겠다'는 식의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던 터.
그러니 이제는 H.O.T가 돌아올 차례다. '무한도전'의 힘을 빌어서면 더 환영이다. '하이 파이브 오트 틴에이저'라는 그 뜻처럼 그들을 우상처럼 따랐던 팬들은 이제 모두 팍팍한 현실에 적응한 '어른'이 됐다. H.O.T을 부르짖으며 열정이 넘쳤던 그때를 떠올릴 수 있게, 컴백도 좋고, 이벤트성 콘서트도 좋고, 하다 못해 한자리에 모인 토크쇼도 좋으니, 이제는 그만 딱 한 번만이라도 얼굴을 내밀어주면 어떨까. 부디 '무한도전'을 보고, 혹시라도 울릴 제작진의 러브콜에 대비해 목과 몸을 풀고 있길 기대해본다. / gat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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