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지상파 3사 예능국은 주말에 필승 카드를 내민다.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는 인기 예능프로그램 대부분이 주말에 배치돼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시청자들이 사랑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며, 어느새 스타 PD로 각인돼 있는 PD들 역시 주말 예능을 책임지고 있다.
국민 예능프로그램이자 11년째 매주 새로운 특집을 내놓는 ‘무한도전’ 김태호 PD부터 여행 예능 장인 나영석 PD, 죽어가는 ‘1박2일’을 살려놓은 유호진 PD, 젊은 감각의 구성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지상파에 접목시킨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박진경 PD, 육아 예능의 자존심 ‘슈퍼맨이 돌아왔다’ 강봉규 PD가 바로 스타 PD라고 꼽을 수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김태호 PD는 유재석과 함께 이 프로그램의 수장이다. 11년간 방송되며 한국 예능의 흐름을 선도하는 명실상부한 1등 예능을 제작하고 있다. 단순히 웃기고 즐기는 예능이 아니라 사회적인 환기가 필요한 주제에 관심을 갖고 관심을 야기하는 작가주의 예능 PD이기도 하다. 큰 인기를 사회에 환원하는 일을 앞장서서 하고, 방송을 문화 콘텐츠로 격상시킨 장본인이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의 원조 PD. 시청률 40%를 넘길 정도로 큰 인기를 이끌었던 나영석 PD는 CJ E&M으로 이적한 후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신서유기’ 시리즈 등 여행 예능프로그램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여행으로 대리만족의 즐거움과 스타들의 반전 매력을 발견하는 시간, 인생을 돌아보는 공감이 있는 구성이 나 PD 여행 예능이 매번 안방극장을 사로잡는 이유다.
‘1박2일’ 시즌3를 이끌고 있고, 시즌1 당시 신입 PD였던 유호진 PD. 세밀하게 감성을 건드리는 장기가 있어 단물이 빠졌다는 지적을 받았던 ‘1박2일’을 동시간대 1위로 올려놨다. 유 PD는 멤버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재미를 선사하는 ‘1박2일’ 특유의 강점을 십분 살리는 예능 캐릭터까지 갖게 됐다. 특히 3.1절 특집으로 방송됐던 하얼빈 특집은 촌스럽지 않게 역사의식을 고취하며 ‘1박2일’ 10년 역사에서 손에 꼽을 만한 구성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스타들의 개인 방송을 무기로 한다. 5개의 채널이 있고 네티즌과 소통을 하며 스타들이 재주와 장기를 풀어놓는 구성. 제작진의 재기발랄한 편집과 예상 못한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스타들의 대응방식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박진경 PD는 누구나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방송을 내세우면서, 간혹 1개 채널에 변화와 도전 정신을 깃들여 인기에 안주하지 않는 영민한 전략을 갖고 있다.
육아 예능의 자존심인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성공시킨 강봉규 PD. 매력 많은 스타들과 그들의 아이들을 발굴하고 그 속에서 공감을 자아내는데 탁월한 연출력을 갖고 있다. 추성훈의 딸 추사랑, 송일국의 세쌍둥이, 이동국의 다섯 자녀들을 안방극장에 소개하며 이들의 성장에 시청자들이 웃고 울게 만들고 있다. 어느 구성이든 방송 흐름에 따라 부침이 있을 수 있는데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강 PD의 멈추지 않는 불굴의 섭외력과 출연진과의 유대 형성 덕에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 jmpyo@osen.co.kr